검찰 피의자면담 거부 경찰간부 유죄<대전지법>

  • 등록 2007.09.13 1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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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수사 주재자인 검사명령에 복종해야"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검찰의 '영장청구 전 피의자 면담요청'을 거부한 경찰 간부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검찰의 인권옹호 직무명령을 따르지 않은 경찰관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유죄가 선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임복규 부장판사)는 13일 인권옹호 직무명령 불준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김모(44) 경감에 대해 징역 8월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수사의 주재자로서 체포의 적법성 등을 따져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검사의 권한이자 의무이고 경찰은 검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며 "검사가 수사절차의 적법성 여부를 확인.통제하기 위해 체포된 피의자를 면담할 수 있도록 검찰청으로 데려오라고 명령한 것을 인권제약이나 위법한 명령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검사가 구두 및 서면명령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인권옹호에 관한 것임을 밝히지 않았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근무경력, 수사과정에서 피고인의 지위와 역할, 수사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검사의 명령이 인권옹호에 관한 것임을 피고인이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경찰공무원으로서 누구보다 국법질서를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보호, 사회공공의 질서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피의자 인권옹호를 위한 검사의 명령을 준수하지 않아 형사사법절차에 큰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국가기능의 정상적이고 원활한 작동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죄질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1991년 임용 이래 별다른 과오 없이 경찰공무원으로서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 왔고 그동안 업무의 성실성을 인정받아 다수의 표창을 받은 경력이 있는 점,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피고인을 경찰공무원직에서 종국적으로 배제하는 형으로 처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검토해 이번에 한해 선처키로 한다"고 선고유예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경감은 "검사의 법적 근거가 없는 지휘에 이의를 달았다고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변호사와 상의해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경감은 지난해 12월 사기 혐의 피의자를 긴급체포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사로부터 '영장청구 전 피의자 면담요청'을 받고도 이에 따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으며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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