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학력위조 사건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변 전 실장이 신씨의 광주비엔날레 감독 선정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변 전 실장이 신씨의 학력위조를 폭로한 장윤 스님에게 과테말라 출장 중에도 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면서 신씨의 광주 비엔날레 국내감독 선임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공동감독 선정소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위원은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갑수 이사장이 감독 선임 전인 7월초 이사들을 개인적으로 불러 신씨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며 "공개적으로 감독 선임을 해야하는데도 이사들을 따로 만나 신씨를 언급해 감독직을 신씨로 몰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2차 선정소위에서 표를 많이 얻은 이모 교수를 배제하고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없는 신씨를 추천한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외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위원은 "한 이사장이 뭔가 무리하게 일을 추진해 청와대 아니면 고위층의 부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언론에 보도된 변 전 실장과 신씨의 관계를 보니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한갑수 광주비엔날레 전 이사장도 7월4일 열린 이사회에서 "(난) 나이가 많은 사람이지만 나이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며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모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씨를 적극 추천했지만 정작 학력만 간단히 소개했을 뿐 현대미술에 대한 식견이나 비엔날레 운영 능력 등 개인적인 자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감독선정에 있어 석연치 않은 부분을 남겼다.
실제로 선정소위의 투표에서 최하위 점수를 기록했던 신씨는 광주비엔날레 감독으로 선정되기엔 역부족이었으나 결국 감독으로 선임됐다.
특히 변 전 실장의 경우 한 전 이사장이 경제기획원 차관(1992-1993년)으로 재임할 당시 1993년 경제기획원 예산실 예산총괄실장을 역임해 한 전 이사장과 일정 부분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정소위의 투표결과를 무시하고 한 이사장이 신씨를 감독으로 전격 추천한 것도 변 전 실장의 개입 의혹을 뒷받침 하는 대목이다.
또 변 전 실장 외에 다른 제2의 '외압'이나 '배후 세력'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비엔날레 주변에서 끊임없이 나돌아 신씨와 변 전 실장 사이에 오간 이메일 내용 등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배후가 드러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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