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외환銀 지분 인수 합의(종합2보)

  • 등록 2007.09.03 1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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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현석 황희경 기자 = HSBC는 3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를 63억달러(한화 약 5조9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는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외환은행 재매각을 승인할 수 없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던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국내 은행들은 HSBC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향후 법원 판결과 금융감독당국의 최종 결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 HSBC, 63억달러에 지분 인수 = HSBC는 주식인수가 내년 1월31일까지 완료될 경우에는 63억1천700만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으며 내년 1월31일 이후 거래가 완료될 시에는 1억3천3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식취득 승인을 위한 정식 신청서가 내년 1월31일까지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되지 못하는 경우 론스타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내년 4월30일까지 인수가 완료되지 않으면 당사자 일방에 의한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HSBC는 거래가 완료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대한민국 정부기관의 승인을 비롯한 여러가지 조건이 충족해야 하며 거래가 완료된 이후에도 외환은행의 상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금감위 "판결전 외환銀 매각 승인 불가" = HSBC의 지분 인수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감독위원회는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에 대한 법원판결이 나오기 전에 재매각을 승인할 수 없다"는 종래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금감위 홍영만 홍보관리관은 "현재 외환은행 매각과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재판과 관련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검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 이해 관계인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외화은행 매각 승인은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관리관은 이번 외환은행의 매각 문제와 관련, "일부 언론에서 반외자정서와 국내 금융기관의 차별을 지적하는데 맞지 않다"며 "금융 당국은 2004년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한미은행 인수와 2005년 뉴브리지캐피탈의 제일은행 인수 신청을 인가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 외환은행장 "HSBC 인수, 도약 기회" =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이날 행내 방송을 통해 "HSBC의 인수로 현재와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편입함으로써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웨커 행장은 "HSBC가 외환은행 지분 51%만을 인수함으로써 상장을 지속하고 행명과 정체성도 유지하기로 확인했다"며 "고용 보장과 현 국내외 지점망 유지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환은행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 다가옴에 따라 새로운 전략적 주주가 필요했다"며 "많은 전략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대주주의 역량을 활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강하고 능력있는 은행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 은행, 당혹감 속 '지켜보자' = HSBC 지분 인수 소식에 외환은행 인수를 천명해온 국민은행.하나금융지주.농협 등 국내 은행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재매각을 승인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실제 인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향후 법원 판결과 금융감독당국의 최종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협상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다"면서 "일단 사태추이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측 관계자는 "사법부의 최종판단이 내려진 뒤 인수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감독당국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대법원 확정판결 이전까지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1월까지 감독기관의 승인을 받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농협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거듭 확인하면서 "외환은행 매각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의 입장이 있기때문에 절차상 법원 판결 이후에 협상에 나서는 것이 순서고 국내 은행들은 그 절차를 지키고 있는 반면 HSBC와 론스타는 외국계이기때문에 가능한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은 그러나 HSBC가 인수대금으로 63억1천700만달러(주당 약 1만8천원)을 제시한 데 대해서는 '예상밖'의 높은 가격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이번 협상이 결렬돼 인수전이 다시 펼쳐질 경우 인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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