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합의추대'권고 불구 일부 경선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이승우 기자 = 대선후보 경선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한나라당이 광역 시도당 위원장 교체 문제로 또 어수선하다.
당초 지난 6월말까지였던 시도당위원장 교체 작업이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와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간 `대리전'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따라 이달 19일까지로 연기됐으나 경선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양 진영의 자리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최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선출 및 사무총장, 후보 비서실장 등의 인사를 두고 박 전 대표측의 불만이 팽배한 상태여서 자칫 시도당 접수를 위한 자리다툼이 과열될 경우 당의 분열 양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절반이상 합의추대될 듯 = 현재로선 전체 16개 광역시도당 위원장 가운데 절반 이상은 경선이 아닌 `합의 추대' 방식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말 이 후보가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에서 "상당수 시도당 위원장은 합의가 되지않겠나"라며 합의 추대를 권유한데다, 당 지도부도 경선을 할 경우 이-박 진영간 갈등의 상처가 덧날 수 있다는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우선 경남도당의 경우 박 전 대표 캠프에서 법률자문위원장을 맡았던 김기춘 의원이 지난 주말 도당위원장으로 합의추대됐다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경남도 당협위원장들이 김기춘 의원을 합의추대했고, 이 후보와 지도부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을 그대로 추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강재섭 대표는 김 의원의 경남도당위원장 합의추대를 `화합인사'의 첫 작품으로 자평하면서 "나머지 시도당위원장들도 모두 합의추대됐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당은 사무총장 물망에도 올랐던 경선캠프 부산선대위원장 출신의 안경률 의원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당은 이 후보의 경선캠프 서울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공성진 의원의 합의추대가 유력한 가운데 현 위원장인 박 진 의원과 직전 위원장인 박성범 의원 등도 도전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과 대전은 현 위원장인 조진형, 이재선 당협위원장이 합의 추대 형식으로 유임될 확률이 높고, 대전과 호남 역시 현 위원장들의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강원도의 경우 박 전 대표를 지원했던 이계진 의원이 최근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충청 등 6곳 이상 경선가능성 = 대선후보 경선결과 박 전 대표 측이 우세 또는 백중세를 보였던 시도당에서는 이 후보와 박 전 대표를 각각 지원했던 인사들이 "자리를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어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경기도당이다.
경선전 막판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남경필 현 위원장이 재추대될 것으로 당초 알려졌었지만, 박 전 대표 선대위의 부위원장을 지낸 이규택 의원이 2일 `화합의 적임자'임을 자처하며 출마를 선언해 경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경기도에 `이-박 대리전'이 예고된다는 분석이 많지만 이 의원은 "캠프가 어디 있느냐. 이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며 박 전 대표의 `대리인'이 아님을 강조했다.
대구도당은 박 전 대표측 박종근 의원의 위원장 유임이 유력한 가운데 `친이(親李)계'인 안택수 의원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으며, 경북은 이 후보의 고교.대학후배 이병석 의원이 합의추대를 노리는 가운데 김태환, 이상배, 이인기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견제에 나섰다.
울산은 유력 후보였던 최병국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내정됨에 따라 `친박(親朴)계'인 정갑윤 의원의 유임 확률이 높아졌지만, '친이계' 윤두환 의원도 도전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충남은 이 후보측 홍문표 의원과 박 전 대표측 이진구 의원이, 충북 역시 이 후보측 심규철 전 의원과 박 전 대표측 윤경식 전 의원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대선에서 지역조직을 진두지휘하는 시도당위원장은 승리시 `일등공신'이 될 수 있고, 총선 공천에도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지만 합의추대를 바라는 이 후보와 지도부의 입장을 무시하기도 어려워 마감 직전 정치적 타협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협위원장 유임여부도 주목 = 시도당위원장 선출 마감일 열흘 전인 9일까지는 각 지역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옛 지구당위원장)도 새로 뽑아야 한다.
일단 이 후보와 당 지도부는 사고당협을 제외한 대부분 당협에서 위원장을 유임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경선에서 박 전 대표를 지원했던 원외 당협위원장의 경우 `경선에서 이기고 당심에선 졌다'고 평가받는 이 후보가 당 장악을 위해 결국 `물갈이'를 단행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경선 기간 이른바 `사설 위원장'들이 난립했던 만큼 박 전 대표측 원외 인사가 위원장을 맡고있는 당협의 이 후보측 경선조직 책임자들이 유임 방침에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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