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던 23명 중 21명이 무사히 풀려났지만 우리나라 정부가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에 나선 점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추가 희생을 막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정부가 테러집단과의 직접 협상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불문율을 어겼기 때문이다.
독일 녹색당의 빈프리트 나흐트바이 국방담당 대변인은 30일 자국 라디오방송 RBB와의 회견에서 한국인 인질이 석방된 것은 잘된 일이지만 정치적 수준으로는 탈레반에 승리를 안겨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나흐트바이 대변인은 탈레반의 "터무니 없는 요구들"이 수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결과가 인질 석방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한국인 인질 석방이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 있는 독일인 기술자 문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테러 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란긴 다드파르 스판타 아프간 외무장관 역시 RBB라디오를 통해 이번 사건을 놓고 한국 정부가 탈레반에 선동 측면에서의 승리를 안겨줬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스판타 장관은 "아프간 정부나 국제사회에도 협박이 통한다는 인식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심 버니어 캐나다 외무장관은 31일 성명을 통해 '테러범과의 협상불가 원칙'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캐나다 통신(CP)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한국인 인질 석방과 관련해 "캐나다는 살인과 유괴 행위에 반대한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간 합의의 구체적 조건들을 알지 못한다"고 논평했다.
페르 스티그 묄러 덴마크 외무장관은 현지 신문 '폴리티켄'과의 인터뷰에서 "위험 지역에 있는 민간인들이 테러범들에 의해 납치 목표가 될 위험성이 더 커졌다"며 "테러집단이 한 나라의 외교정책을 좌우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묄러 외무장관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나 덴마크의 입장은 테러집단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인질 석방과 관련한 기자회견장에서 이번 일이 위험한 선례를 만드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의 전통적인 정책은 테러범들에게 양보하지 않는 것"이라는 원칙론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피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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