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원대 수익 예상 '노른자위' 사업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절친한 부산 H토건의 소유주 김모(41)씨는 부산 도심의 마지막 남은 '노른 자위' 지역인 연산동 재개발사업에 '올인'하면서 국세청에 전방위적인 로비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31일 부산지검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김씨가 추진한 부산 연제구 연산8동 재개발사업은 부지 8만7천여m²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600가구를 1천440가구로 짓는 대단지 아파트 건립사업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일대는 온천천을 끼고 있는 데다 학교환경도 좋아 최근의 부산지역의 위축된 건설경기를 감안하더라도 시행사가 1천억원 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노른자위'지역으로 지목하고 있는 곳이다.
김씨는 이곳 재개발사업을 위해 2005년 4월6일 특수목적법인인 주식회사 I사를 설립해 지분 전부를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실질적으로 운영해 왔다.
I사는 지난해 초 이 곳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기 전에는 주택사업 실적이 전무한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6월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P사를 시공자로 끌어들이는 '짝짓기'에 성공하면서 대박을 예고 했다.
P사는 당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2천650억원의 공사비를 조성해 I사를 시행사로 지정해 사업에 나섰다.
이에따라 실적이 없는 작은 회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 대형 유명 건설사를 시공사로 끌어들였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
◇시행자 보호 위해 전방위 로비 = 김씨는 부산지방국세청이 탈세 제보를 바탕으로 지난해 7월 김씨가 소유하고 있는 H토건, J건설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면서 자신이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I사의 비리까지 들추자 이때부터 친분이 있는 정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에게 구원을 요청하고 국세청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로비를 시작한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8월 중순 부산지방국체청 청장 접견실에서 김씨는 "I사로 세무조사를 확대하지 말아달라, 도와주면 은혜를 갚겠다"고 했고, 이에 정 전 청장은 "H토건 J건설에 대한 추징금은 깎아줄 수 없지만 I사는 세무조사 대상에서 빼주겠다. H토건과 J건설건은 나중에 회사를 폐업하여 세금을 내지 않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화답했다.
그동안 정 전 청장과 일면식도 없는 김씨가 청장 접견실에서 이 같은 부탁을 하기에는 사전에 권력층으로부터 정 전 청장에 상당한 압박이 갔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김씨는 청장실 접견에 이어 같은달 26일 서울 통의동 한정식당에서 정 전 비서관이 동석한 가운데 정 전 청장과 식사를 한 뒤 I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확대하지 않는 대가로 정 전 청장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
◇구속 막기 위해 수년전 가로챈 돈도 갚아 = 김씨는 회사 내부 직원의 비리제보로 수년전 기술신보 대출금 및 재발개발 과정에서 돈을 빼돌린 사기사건으로 구속 위기에 처하자 자신이 공들인 재개발사업의 차질을 우려, 그동안 떼어먹은 돈을 대부분 갚았다.
김씨는 검찰의 본격 수사가 시작된 4월과 7월까지 기술신보에 30억원을 갚았고 구속적부심에서 석방되기 하루전인 지난 26일에는 신용보증에서 떼어먹은 12억9천만원도 갚았다.
김씨는 또 220여억원에 달하는 재향군인회 사기대출금도 수차례에 걸쳐 모두 변제했다.
검찰은 이때 갚은 돈은 모두 연산동 재개발 시공사인 P사의 파이낸싱 자금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해를 대부분 해소한 것 때문에 김씨는 지난달 27일 구속적부심에서 석방됐다.
◇시공사 'I사와 계속 사업' 의혹 = 검찰은 김씨의 사기로 연산동 재개발 시공사인 P사가 157억원 가량의 피해를 봤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정작 P사는 손실을 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P사 관계자는 "시공사가 선정되기 전 재향군인회에서 브릿지론을 통해 김씨가 돈을 유용했을지 모르지만 지난해 6월 이후 우리측이 본 손실은 없다'며 "I사와 사업을 계속 진행, 조만간 사업승인 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사업파트너인 시행사 실소유자가 사기혐의로 기소되는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도 끝까지 껴안고 가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고 있다.
이런 정황 탓에 건설업계에서는 I사가 P건설과 약정을 맺고 대규모 아파트 사업에 나선 것은 정권 실세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에 설득력이 가고 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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