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과 `친정체제' 배합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임태희 후보 비서실장과 이방호 당 사무총장 인사를 통해 드러난 이명박(李明博)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인사 스타일은 한마디로 `당 화합'과 `친정 체제'를 적절히 배합해 균형을 맞춘 `다목적 인사'로 평가된다.
우선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비서실장에 재선의 임태희(51.성남 분당을) 의원을 기용한 것은 당 화합을 우선시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후보의 속내까지 읽어낼 줄 아는 `복심' 보다는 다수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화합형 인물을 선택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원내전략을 총괄하는 원내사령탑과 금고지기 역할을 담당하는 사무총장에 `친이'(親李) 성향의 인물들이 포진한 상황에서 비서실장마저 측근이 중용되면 당이 초반부터 지나치게 `이명박 색깔'로 치우치게 되는 만큼 이미지 희석카드로 임 의원을 낙점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 당 부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임 의원은 경선기간 `당 중심모임'이란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중립을 표방,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에서도 큰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이 후보 경선캠프에서 활동했던 측근 의원들은 끝까지 반대했으나 이 후보가 당 화합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임 의원은 이 후보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화합을 중시하는 원로그룹에서 강력 추천하면서 초반부터 유력 후보로 부상했으나 기밀이 너무 일찍 외부로 새 나간 데다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측근 의원들이 "후보의 의중을 잘 모르고 경선승리에 기여한 바도 없다"며 불만을 제기해 막판까지 극심한 진통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실제 인사가 발표된 이날 오전까지도 임 의원의 기용을 두고 말들이 많아 원로그룹에서 막판 설득에 나섰다고 한다. 일각에선 인사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데 대해 결정은 일찌감치 내려놓고 내부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타이밍을 조절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답게 철저한 실무형인 임 의원의 스타일이 이 후보의 업무 스타일과 맞아 떨어진 것도 낙점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또 후보를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며 `자기정치', 일명 `문고리 권력'을 행사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외부의 평가도 화합 이미지 못지 않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번 비서실장은 음성적 `무한권력'을 행사하는 자리라기보다는 실무적으로 후보를 뒷받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 측근은 "비서실장이 `장난'을 치기 시작하면 후보나 당에 도움이 될 게 없다"면서 "화합과 함께 `폼'을 잡지 않고 일에만 치중할 사람을 고르다 보니 임 의원이 낙점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애초 명망있는 원외 인사를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비서실장 인사에 강재섭 대표의 의중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주장이 흘러 나오고 있다.
비서실장이 `화합형' 인사라면 사무총장은 친정체제를 굳히는 의미가 짙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영남권 정통보수 의원모임인 `자유포럼'의 핵심멤버였지만 경선을 앞두고 박 전 대표 대신 이 후보를 지지하면서 `이명박맨'으로 거듭났고 경선캠프에서 조직위원장까지 지냈다.
이런 이유로 극심한 진통을 겪었던 비서실장과 달리 이방호(62.경남 사천) 사무총장 인선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3선, 재선급에서 4-5명 정도가 물망에 올랐으나 의외로 쉽게 교통정리가 됐다는 것.
비서실장이 수도권 출신이라 사무총장에는 영남 출신의 측근 인사를 쉽게 앉힐 수 있었다는 게 주변의 해석이다.
아울러 조직과 자금을 주무르는 핵심 요직 중 요직에 재선을 발탁한 것은 그야말로 기업형, 일 중심 인사라는 평가다. 3선이 맡는 관례에 얽매이지 않고 철저하게 `능력'과 `실적'을 따져 인사를 했다는 것.
이 의원은 경선캠프 좌장격이었던 이재오 최고위원의 원내대표 시절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을 지내면서 일정부분 능력을 검증받았고 이번 경선과정에서도 조직총책으로서 취약한 `조직표'를 끌어 모으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중용됐다는 후문이다.
이 의원은 경선과정에서 자파, 비자파를 구분해 내는데 있어 일명 `DNA(유전자) 기법'을 활용해 조직을 관리, 화제가 되기도 했다. DNA 기법이란 특정 사람을 중심으로 사돈의 8촌까지 분석해 그 사람의 지지성향을 정확히 꼬집어 내는 것으로, 정확도가 꽤 높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평가다.
이 후보도 이 의원에 대해 `일머리가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이 후보의 첫 인사를 두고 당내에서는 화합과 실무, 지역과 연령 등을 적절히 안배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 출신의 비서실장은 화합형으로 비교적 소장파에 속하며 영남권 출신인 사무총장은 실무를 겸한 장악형 스타일로 재선이지만 연령대로는 중진에 속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인사를 통해 이 후보 특유의 `신중함'이 그대로 배어났다는 해석도 있다. 과감할 때는 과감하지만 주변의 의견을 지나치게 존중하다가 간혹 `때'를 놓치는 경우가 있는 데 이번에도 때를 놓친 것은 아니지만 인사가 늘어지면서 불필요하게 내부 혼란상을 노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탕평인사', `화합인사'를 위해 중립지대에 있는 인물을 비서실장에 기용했지만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당의 진정한 화합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당장 박 전 대표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화합.탕평 인사로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안상수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당 3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양측(이명박-박근혜측)의 균형을 맞추어 가면서 인사를 할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정책위의장 밑의 정조위원장 6명, 원내대표 밑의 원내부대표 9명 등 많은 당직에는 양쪽 의원들을 거의 절반씩 배치해 균형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sims@yna.co.kr
(끝)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