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모펀드와 벌인 9개월간의 혈투'

  • 등록 2006.12.07 10: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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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검찰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벌인 '9개월간의 혈투'로 기록될 외환은행 헐값매각 수사는 조사 기간과 투입된 인력, 수사 대상자 등 단일 사건으로는 보기 힘든 각종 기록을 양산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즈 등 영·미 언론의 견제를 받기도 한 이번 수사에서, 검찰은 대검 중수부 인력 대부분을 투입했고 미국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형 펀드의 경영진을 본격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270여일간의 대장정을 겪으며 검찰은 수사의 중요 고비마다 언론 등을 통해 심리전을 편 론스타와, 태평양을 사이에 둔 신경전을 주고 받았으며 관련자들의 잇단 영장 기각으로 법원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론스타 수사를 '마녀사냥'으로 빗댄 외신에 항의문을 보내는가 하면 법원의 영장 기각에 대해서는 증거 보완 등의 추가 조치 없이 즉각 영장을 재청구하는 등 일촉즉발의 법-검 갈등국면이 조성되기도 했다.

지난 3월7일 국회 재경위의 '외환은행 불법매각 의혹' 고발장이 대검 민원실에 접수된 이후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중인 론스타의 탈세사건 등 관련된 4개 사건을 통합, 수사키로 하고 금조부 인력을 투입했다.

3월30일 론스타 국내 사무소를 전격 압수수색,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면서 영어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경기도 파주의 론스타 문서보관 창고 등에서 가져온 압수물 1000여박스 대부분이 영문 자료였기 때문.

어떤 자료가 수사에 필요한지를 선별하는 작업에서부터 어려움에 직면한 검찰은 유학파 검사 4명을 번역작업에 긴급 투입했다.

이후 검찰은 론스타가 국내 책임자들과 주고받은 e-메일 교신내용 분석을 위해 영어로 된 자료와 씨름했고 론스타 경영진에 보내는 출석요구서, 해외 언론에 보내는 항의서한 등 영어와의 싸움은 계속됐다.

지난 6월에는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수사를 마친 중수 1과가 론스타 수사팀에 합류했다. 중수부 소속 검사 20여명과 수사관 100여명 전원이 투입된 총력 수사체제로 수사팀이 확대 개편된 것이다.

중수부 인력 전원이 동원된 것은 2003년 불법대선자금수사 이후 처음이며 9개월이라는 수사 기간은 대선자금 수사(10개월) 기간에 육박한다. 외환카드 주가조작 수사가 계속될 예정이어서 기록을 깨는 것은 시간 문제다.

유회원 론스타 어드바이저 코리아 대표에 대해 청구된 4차례 영장이 모두 기각된 것도 초유의 일이다. 론스타 경영진과 변양호씨 등에 대해 청구한 체포, 구속영장이 모두 12차례 기각되는 진기록도 나왔다.

검찰의 조사 대상자도 기록될 만한 수준이다. 김진표 매각 당시 부총리와 이헌재·진념 전 부총리가 조사 받았고 전윤철 감사원장과 권오규 경제부총리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직접 조사도 이뤄졌다.

또 이정재 매각 당시 금감위원장과 이동걸 부위원장, 김광림 전 재경부 차관, 백재흠 은행검사 1국장 등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들과 재경부의 변양호 금융정책국장 김석동 정책 1국장, 추경호 과장 등 매각에 관여한 금융당국 관계자 대부분이 조사를 받았다.
서동욱기자 sdw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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