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선 영향땐 국민저항" 靑 "국정운영 가로막자는 것"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 한나라당이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를 선출하자마자 오는 10월 2∼4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을 차기정권으로 연기할 것을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 청와대와 대통합민주신당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시기 및 의제 문제가 대선 쟁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북핵 문제 등 시급한 현안이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 대선에 임박해 개최할 경우 정치적 악용의 우려가 있다며 합의사항을 실제로 집행할 차기정권에 남북정상회담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민주신당은 한나라당의 연기요구는 상식 이하의 발상이라고 비판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국가와 민족의 장래가 걸린 중대사인 만큼 집권이란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벗어나 국가적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22일 일본 후지TV 프로듀서와 만나 "남북정상회담이 연말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이 대선에 영향을 끼칠 만한 일을 해서도 안되고 그럴 경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북지원 문제와 관련, "기본적인 경제협력은 하기 힘들지만 인도적인 협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인도적인 한계내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이날 YTN '클로즈업' 프로그램에 출연, "정상회담 연기가 우리에게 뭘 더 얻어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걱정도 되고, 대통령이 핵문제에 별 기여도 못하면서 잡다한 합의를 많이 해와 6자회담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된다"면서 "굳이 하겠다면 대선후 대통령 당선자와 조율해서 퇴임전에 해도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남과 북 모두 정상회담 연기를 위한 명분으로 수해를 이용한 게 아닌 지 의심이 간다"며 "대선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한 술책이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범여권이나 청와대에서 상식이하라든 지, 현 대통령의 권한을 좌지우지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비상식적이고 몰상식적인 발언"이라면서 "한나라당의 언급을 무조건 반평화로 몰고 가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현직 대통령의 정당한 국정운영을 가로막자는 것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멈추라는 것"이라며 "국가지도자가 되려면 사적이익을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만으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천 대변인은 "미래를 바라보고 큰 안목에서 전체 공동체의 안위와 행복을 위해 공익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국민에게 부여받은 정당한 권리와 역사적 책임을 갖고 평화로 나가는 길을 신중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가 생각해도 상식 이하의 이야기 아니냐"면서 "그동안 (이 후보가) 박근혜씨와의 치열한 공방기간이었기 때문에 그 기간이 지나면 남북관계에 대해 유연하고 큰 틀의 생각을 가질 줄 알았는 데 섭섭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공보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행여 남북관계 발전이 (이명박 후보) 자신의 대선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레 짐작 때문이라면 이것이야말로 정략적 발상"이라고 비판했고, 정동영(鄭東泳) 전 통일부 장관측 김현미 대변인도 "이것은 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한반도 평화 발목잡기다. 이런 행태를 고치지 않는다면 한나라당 집권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ch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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