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9천억원 매도.."금융시장 진정되면 매수 재개"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연일 이어지면서 올들어 지금껏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가 벌써 지난해 전체 순매도 규모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초부터 순매수 기조를 이어오던 외국인은 6월부터 순매도로 돌변해 올들어 이달 17일까지 무려 10조9천15억원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조7천534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이다.
외국인은 2004년까지만 해도 한국 시장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는 듯 했으나, 한국 증시가 본격적인 대세 상승에 접어든 2005년부터는 차익 실현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0년 11조3천87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본격적인 한국기업 사냥에 나섰던 외국인은 2003년 13조7천688억원의 사상 최대 주식 매입에 이어 2004년에도 10조4천838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2005년 3조228억원어치를 팔며 `변심'하는 모습을 보인 외국인은 지난해와 올해 3년 연속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내놓은 한국 주식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단순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2003~2004년 한국 기업을 저가 매수했던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코스피지수가 최저 512포인트까지 떨어지며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자 대거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이 최근들어 지수가 2,000포인트를 찍자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차익실현 욕구와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인해 외국인의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외국인의 매수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의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기관의 매수 여력이 튼튼해 아시아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하기 좋은 시장이지만, 증시 급락으로 한국 기업의 투자매력도가 높아진 만큼 서브프라임 사태가 진정되면 외국인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한국 시장은 ▲설비투자 증가 등 본격적인 경기회복 ▲양호한 기업이익 개선 ▲수출시장의 다변화 등으로 튼튼한 펀드멘털을 지니고 있어 지금의 급락장이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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