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7,8월 두달 연속 콜금리를 인상했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서 일정 정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인 주가조정과 신용경색이 실물경제에까지 파급돼 경기침체를 야기하는 상황이 초래되지 않도록 정책금리를 인하하거나 금리인상 기조를 해야 한다는 논리가 시장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급격한 방향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며 과거에 비해 좀 더 조심스러운 태도로 옮아가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한은도 콜금리 추가 인상에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겠지만 당장 금리인하로 선회하는 식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9일 한은과 민간경제연구소,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월가를 중심으로 조기 금리인하설이 대두하기 시작했으며 일본에서는 금리인상 시기가 훨씬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6월에 금리를 인상한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에 추가 금리인상을 모색해왔으나 인상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7일 재할인율을 연 6.25%에서 5.75%로 0.50%포인트 인하하면서 정책금리의 조기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FRB의 재할인율 인하 조치는 단기자금 시장에서 금리가 이상 급등한 상황에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민간은행들이 FRB로부터 직접 자금을 빌릴 때 적용하는 금리를 낮춰준 것으로, 단기시장의 금리를 연 5.75% 이내로 묶어 두는 효과가 기대된다.
FRB의 재할인율 인하 소식과 함께 미국과 유럽 증시는 급반등세를 나타냈으며 월가에서는 빠르면 9월부터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금리인하와 유럽.일본의 금리동결에 대한 전망은 주로 시장참여자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으로 큰 손실을 경험한 투자은행과 유관 애널리스트 등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진영은 고금리 시기에 무리한 투자로 손실을 입고 이를 중앙은행이 보전해주기를 기대하는 세력이 대부분"이라면서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무분별하게 투자한 결과로 입은 손해를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통해 저금리 자금으로 보전해주는 것은 시장원리에 맞지 않기 때문에 FRB가 금리인하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의 하준경 박사는 "현 단계에서는 단기자금시장의 마찰적 요인에 의한 신용경색을 해소하는데 각국 중앙은행이 역량을 집중하며서 신용경색이 실물부문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시장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에 급격한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7,8월 콜금리를 두차례 인상한 한은에 대해서는 시장 일각에서는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성급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으나 한은은 별로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국내 증시가 해외증시의 움직임에 동조하면서 급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실물경제가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유동성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당장 콜금리를 인하하는 급격한 방향전환은 없을 것이라는게 한은 주변의 기류다.
그러나 10월 이후 추가로 콜금리 인상을 모색하던 입장에는 어느 정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배상근 박사는 "미 FRB가 굳이 재할인율 인하라는 수단을 동원한 것은 가능한한 금리인하라는 카드를 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이 실물부문으로 확산되면 금리인하를 끝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분위기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2005년 10월부터 시작된 콜금리 인상행진이 당장 금리인하 쪽으로 선회하지는 않겠지만 불안한 시장 상황을 감안, 콜금리를 동결하면서 관망하는 자세를 좀 더 길게 끌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s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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