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상승폭 100엔당 100원 육박..50억원 대출시 6억7천만원대 환차손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미국발 신용경색과 엔캐리 트레이딩 청산 움직임 등으로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화 대출자들과 은행들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30.20원 폭등한 844.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이후 3거래일 동안 무려 58.40원 폭등하면서 작년 5월23일 848.90원 이후 1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년 10개월만에 최저치였던 지난달 9일의 744.80원에 비해서는 99.80원 급등했다.
원.엔 환율은 2004년 초 1천100원대에서 지난 달까지 장기간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최근 한달새 100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3년6개월간에 걸친 하락 폭(약 350원)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원.엔 환율이 단기 폭등하는 것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세계적 신용경색 여파로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우리나라 등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딩 자금이 급속히 정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캐리 자금이 일본 시장으로 속속 복귀하면서 엔화는 달러화 등에 대해 초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화는 외국인의 신흥시장 주식 매도에 따른 주가 폭락 여파로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달새 원.엔 환율 상승률이 13.4%에 달하면서 엔화 대출자들은 2~4%포인트 수준인 원화대출과 엔화대출간 금리차에서 얻는 이익을 감안하더라도 대규모 환차손을 입을 처지에 놓였다.
만약 지난달 9일 50억원(약 6억7천만엔)을 엔화로 빌렸다면 상환해야 할 원금이 56억7천만원으로 한달새 6억7천만원이나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지난 10일부터 외화대출의 용도를 국내 설비투자용과 해외 실수요 용도로 제한한 점도 엔화 대출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운전자금으로 대출을 빌린 기업들은 만기연장을 할 수 없어 환차손을 입은 채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엔화대출자들의 문의가 폭주하면서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환위험 관리 요령을 담은 안내장을 배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엔화대출인 하나프리커런시론 고객에게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개연성에 따른 환차손 우려, 거래 영업점에서 상담가능'이란 SMS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대출 당시 환율보다 현재 환율이 5% 이상 상승할 경우 원화 전환 옵션이 없는 외화대출 고객에게 1주일에 두 번 SMS 문자를 발송하고 있으며 본점 차원에서 조기상환수수료로 감면이나 면제를 통해 조기상환을 적극 유도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사업그룹별로 대고객 환위험 고지와 차주 개별 방문 설명 등을 실시해 면담 결과를 취합해 환율우대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외화대출 용도제한에 따른 상환대상인 대출의 조기 원화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엔화대출 연장을 할 수 없게 된 운전자금 대출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지만 당국의 조치에 따른 것이어서 은행으로서는 상환이나 원화대출로의 대환 등을 안내할 수밖에 없다"며 "조만간 엔화대출 고객들에게 안내장을 보내 원화로 대환을 하든지 환리스크 관리 상품에 가입하는 등 환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국환은행의 외화대출 잔액은 작년중 163억달러가 증가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 21억달러가 추가로 늘어 6월말 현재 441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엔화 대출은 140억5천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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