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5일 '21세기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모색한다면서 파격적인 개헌안을 내놓았다.
대통령직 연임 제한 철폐에 임기를 6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정치권력 구조의 전면 개편은 물론이고 1일 최대노동시간을 6시간으로 제한하고 새로운 형태의 공동재산 설립, 천연가스와 석탄 산업의 국유화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대대적인 손질을 가했다.
이번 개헌안은 여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어 의회 승인 뒤 국민투표만 거치면 곧바로 실시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가 세계 제5위의 산유국으로 오일달러가 넉넉한 만큼 경제 개혁이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167명 의원 전원이 여당 소속으로 돼 있다. 지난 2005년 총선에서 야권이 선거를 보이콧 하는 바람에 야당 의원이 없는 기형적 구조가 짜진 것이다.
국민 투표도 별 난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차베스 대통령이 친여 정치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연합사회당'에 당원으로 참여하겠다며 당원 입회증을 받아 놓은 것만 600만장을 넘기 때문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대 국민 설득에 나서면 과반 득표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야권은 지리멸렬한 상태에 있어 개헌안을 저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만 차베스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온 가톨릭계와 야권성향의 RCTV 폐쇄를 전후로 거리로 쏟아져 나온 대학생들이 변수로 보인다.
이들이 개헌안 저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나설 경우 갈등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반(反) 차베스 세력은 이번 개헌안이 영구 집권을 겨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장 2012년 대선을 시작으로 차베스 대통령이 권력을 영속하기 위한 착점이 이번 개헌안이라는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이 이날 저녁 4시간동안의 의회 특별 연설을 통해 "내가 종신 집권과 권력 집중을 꾀하고 있다고 정적들이 주장하고 있으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으나 이를 믿는 사람은 별반 없다.
이에 따라 반 차베스측은 개헌안 논의를 위한 제헌 의회 구성을 제안했으나 차베스 대통령은 이를 일축하고 `내 갈길을 가겠다'는 강경 입장을 천명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45%로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재선 당시의 54%에 비해 9% 포인트 떨어진 것이나 지난 5월 야권 성향의 RCTV에 대한 방송 허가권 갱신 불허 때에 비하면 오히혀 10% 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이 같은 여론 추이를 감안하면 개헌안 추진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55%는 차베스 대통령에 반대하거나 호감도가 덜한 쪽으로 분류될 수 있다. 반 차베스측이 이들을 어떻게 결집해 내느냐에 따라 개헌안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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