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 인지도 낮은편..미술교류 확대해야"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중국 현대미술 작품이 주목받는 것은 중국의 현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겠죠. 그러나 국제 시장에서 주목받는 작가 몇 명의 작품이 중국 미술 전체를 대변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 국립 '중국미술관'의 판디안(52ㆍ范迪安) 관장이 제시한 중국 현대미술의 인기에 대한 자평이다. 문화재 전시 및 소장공간인 고궁박물원 역시 국립이지만 20세기 이후 현재까지의 근현대 미술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으로는 중국미술관이 유일하게 국립이다.
판디안은 국내 미술계에서도 친숙한 미술기획자이자 평론가, 미술행정가다. 최근 2-3년간 국내 상업화랑들이 중국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에서 그의 추천사나 평론이 단골로 붙어있었고, 한국도 여러 번 방문했고 한국내 지인도 많다.
그는 2003년과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중국관, 2003년 파리 퐁피두센터 중국 현대미술전 등 굵직한 전시기획으로 국제적인 미술잡지가 선정한 '세계 미술계에서 영향력있는 5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17일부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중국 현대미술전을 앞두고 16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그는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열린 중국 현대미술전 가운데 최대 규모로 가장 다양한 장르의 미술이 소개되며, 작가들의 평균연령이 가장 어린 전시"라고 소개했다.
그는 장샤오강, 웨민쥔, 팡리쥔 등 국제적으로 입지를 굳힌 톱스타보다는 그 밑 세대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데 치중했다며 중국 미술의 다양성에 주목해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이번 전시 제목 '부유(浮游)'는 중국 현대미술 전체의 특징을 담아낸 것이라기보다는 중국 현대미술계에 나타난 새로운 경향 중 하나를 지목한 것입니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도시화, 글로벌화의 영향을 받은 중국 젊은 예술가들의 자유롭고 불안정한 심리가 반영된 작품 경향을 뜻하는 것이지요"
그는 중국 현대미술작품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고속질주하는 것을 둘러싸고 전통예술을 중시하는 미술교육기관과 시장, 작가 사이에서 일고 있는 갈등과 고민도 소개했다.
"개혁개방 30년이 되어 가면서 중국 현대미술이 전통을 재현하는데 치중해야하는지, 국제화에 치중해야하는지는 언제나 논란거리이지만 사회가 서구 문화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예술에서도 서구문화를 무조건 모방하고 추종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이 주목받는 것은 중국이라는 큰 나라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작품성이나 작가로서의 성실성 때문일 것"이라며 "중국 현대미술은 소비에트 붕괴 시기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이 반짝 주목받았다가 흔적없이 사라진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한국 미술계의 움직임에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중국 내에 들어선 한국 화랑들이 다양한 전시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 작가들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라며 "한국 젊은 작가들 가운데서는 백남준이나 이우환 같이 카리스마를 갖춘 작가가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에는 대중문화계에서는 한류도 있고, 한국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다. 중국인들은 한국인들이 탈레반에 납치된 것, 남북한이 정상회담을 약속한 것 등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이 미술분야에서도 활발하게 교류해 서로 좋은 영향을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chae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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