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佛 사르코지 정부 100일> ①개혁드라이브

  • 등록 2007.08.16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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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3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엘리제 궁을 접수하자 마자 취임일성으로 '100일 개혁'을 약속한 사르코지 대통령은 당초 공약대로 각 부문의 개혁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하는 등 사회 개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뒤따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늘어놓고 있다는 비판도 있는 가운데 좌파 정치인들은 국가부채가 늘어나고 세금부담을 저소득층에 전가하고 있다며 공세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이에 연합뉴스는 취임 100일을 맞는 사르코지 정부의 부문별 공과와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 '차르코지'냐 '하이퍼 대통령'이냐? '슈퍼 사르코'냐 '리틀 나폴레옹'이냐?

취임 하자마자 '프랑스 병(病)'을 고치겠다며 쉴새없이 개혁 드라이브를 몰아붙이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뒤를 따라 다니고 있는 부러움 반, 시샘 반의 닉네임들이다.

취임 초 그가 공언한 '100일 개혁'은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국가 개조 사업의 기반 다지기 작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임 자크 시라크 정부, 다시말해 과거와의 단절에 시동을 건 형국에 비유됐다.

좌우파 대결에다 남녀 대결로 세계적 관심 속에 치러진 대선에서 좌파의 여성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헝가리 이민자 2세 대통령의 임기초반 100일 성적표는 그가 쏟아낸 다채로운 개혁 프로그램에서 알 수 있듯 일단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선 유세기간에 '일하는 프랑스'를 공약으로 내세워 압도적 지지를 받은 사르코지는 변화와 개혁을 갈구하는 유권자의 요구에 하루라도 빨리 부응하려는 듯 5월 16일 취임 선서가 끝나기 무섭게 국민들에게 국정운영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대선에 뒤이은 총선에서의 압승으로 국민적 지지를 재확인한 그는 35시간 초과근무분 감세, 상속세 인하 등 각 부문의 개혁 법안을 신속히 의회에 제출해 처리하는 성과를 거뒀는가 하면 지난 달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에 TV로 해오던 대국민 연설의 관행을 깨는 파격도 선보였다.

TV연설 대신에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제5 공화국 헌법의 골격을 제시한 대중연설을 했던 북동부 도시 에피날을 택해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가 혼재돼 있어 외교.국방에 국한돼 있는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5공화국 헌법의 개정 필요성을 역설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사르코지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 권한과 책임 강화 ▲비례대표제 도입 ▲소수 정당의 역할 강화 ▲8.1%에 달하는 실업률 5%로 낮추기 ▲35시간 초과근무 장려 ▲내년부터 정부 지출 동결 등의 개혁방안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의 첫 의회 국정연설도 ▲국가부채 감축 ▲공무원 절반 감축 등 공공부문 비용 절감 ▲대학 현대화 ▲사회 통합 등에 초점을 맞춰 새정부의 국정목표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후 제1기 내각을 출범시키면서 사회당 소속 좌파인 베르나르 쿠슈네르를 외무장관에 기용하고 북아프리카 이민자 2세 출신인 라시다 다티를 법무장관에 발탁했다. 사회당 출신인사를 6명이나 내각에 앉혔고, 15개로 축소된 각료직 중 7개 자리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포용력도 과시했다.

뒤이어 사회당 중진 출신의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재무장관을 국제통화기금(IMF) 차기 총재로 추천하는 등 탕평행보를 가속화함으로써 완고한 우파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씻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매년 7월14일 대혁명 기념일 때마다 역대 대통령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대사면을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받아야 하며 선심성 사면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실시하지 않은 것도 새정치 실험 의지를 과시한 대목으로 보인다.

취임 직후 공개된 사르코지의 인기도 조사 결과는 취임 100일에 즈음해 실시된 이포프(IFOP) 여론조사 등에서도 그대로 유지돼 '샤를 드골 이후 근 반세기만에 가장 인기있는 대통령'이라는 확고부동한 위상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런 인기와 위상은 그가 취임연설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를 위해 무기력함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데서 알 수 있듯 변화를 바라는 민심에 어필하는 방향으로 국정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한결같은 평가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도미니크 무아지 연구원은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의 새로운 면모를 구체화하는 통치 역량을 발휘해 국민들을 다시 결집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사회 곳곳에 걸림돌도 적지 않아 개혁 호(號)를 이끌고 있는 사르코지 정부가 임기내내 순항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프랑스인들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면서 국정을 이끌어가는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내며 개혁 과제의 추진 경과를 주시하겠지만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민심 이반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가 혼용된 정치체제임에도 내정을 책임지고 있는 총리의 입지가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만 보더라도 사르코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은 자칫 그에게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mingjo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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