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이 꼽은 세계 일류 은행은>

  • 등록 2007.08.15 0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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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국내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느 은행을 세계 일류 은행으로 꼽을까.

대체로 씨티그룹과 HSBC, JP모건 체이스 등 대형화와 국제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금융그룹을 일류로 선택했지만 아시아계 은행을 꼽거나 벤치마크 없이 독자적인 일류화 의지를 밝힌 경우도 있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강권석 기업은행[024110]장은 최근 한 금융전문지에 기고한 글에서 "일류은행의 조건을 교과서에서 찾기보다는 현실에서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관심을 가장 많이 끈 은행은 세계적 일류은행인 JP모건 체이스였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JP모건을 일류은행으로 꼽은 이유로 미국 경제공황 당시 투자자들의 채권을 되사주고 보불전쟁 후 패배한 프랑스 정부의 채권을 매입해 주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해 책임있는 행동을 해 결과적으로 큰 돈을 번 사례들을 소개했다.

국책은행장으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강행장은 또 JP모건 직원들이 금융지식 습득과 뱅커로서의 교양, 고객을 대하는 법 등에서 최고의 뱅커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점도 일류은행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강조하며 평소 가지고 있던 인재관을 드러냈다.

박병원 우리금융[053000]지주 회장은 세계 일류 은행을 묻는 질문에 씨티그룹을 지목했다.

박 회장은 씨티그룹이 98년 보험.증권 그룹인 트레블러스(Travellers)와 합병해 은행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 이후로도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와 신흥시장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점을 높이 샀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서 씨티그룹처럼 대형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 글로벌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해외 일류 금융그룹으로 HSBC를 꼽았다.

HSBC가 아시아와 북중미 등 성장지역과 카드와 개인금융 등 성장사업에 진출해 최근 10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뤘고 인수합병(M&A)과 자생적 성장을 병행해 성장방법 면에서도 균형을 갖춘 모범적인 사례라는 설명이다.

자본시장통합과 국내 금융시장 개편, 가속화하는 글로벌화에 따라 성장기회로 떠오른 IB(투자은행)업무와 해외진출에 역점을 두는 등 기회를 잘 포착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면서 사업모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을 반복해 일류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싱가포르계 DBS(옛 싱가포르개발은행)를 1단계 벤치마크 대상으로, 스위스계 UBS를 2단계 벤치마크 대상으로 선정했다.

DBS는 산은처럼 국책은행으로 설립됐지만 아시아 최대 투자은행 그룹으로 성장한 점을, UBS는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로 국부를 창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과 함께 3각 편대를 형성해 `해외수익비중 40%, 투자금융(IB) 업무 수익비중 60%'의 선진형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아시아 리딩 IB로 성장할 야심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연초 UBS를 둘러보는 등 유럽계 은행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지만 벤치마크 대상을 특정하지는 않고 있다.

김 행장은 "국가의 크기가 반드시 그 나라의 국력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처럼 은행 규모가 일류은행을 정하는 기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선진 금융기관들의 발전된 시스템과 우수한 사례들을 연구하고 배우고 있지만 모방과 추종을 통해서는 미래의 금융을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상상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금융을 창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역시 "모든 임직원이 국제최고관행(IBP)을 몸에 익혀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글로벌 뱅킹 시스템 구축을 촉구한 적 있지만 목표 은행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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