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여성들 매춘으로 내몰린다>

  • 등록 2007.08.15 05:45:00
크게보기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이라크 여성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몸을 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라나 잘릴(38)은 자식 넷을 둔 미망인으로, 그녀의 남편은 지난해 바그다드에서 폭탄테러로 사망했다.

잘릴은 자식들을 위해 몸을 팔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결국 매춘에 종사하고 있다.

미국의 침공으로 촉발된 종파 간 분쟁으로 국가체계가 망가진 상황에서 여성들에게 돌아갈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잘릴은 남편이 사망한 뒤 몇 주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의사의 판정을 받았고, 그녀가 돈을 벌기 위해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는 매춘부의 길이었다.

아이들이 굶고 있는 것을 보다 못한 잘릴은 무작정 집 근처의 시장으로 가 자신을 사 줄 사람을 찾았다.

어렵지 않게 손님을 만난 잘릴은 몸을 판 돈으로 먹을 것을 사들고 집으로 갔다.

잘릴은 먹을 것을 보고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정조는 별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전에는 남편을 잃은 이라크 여성들이 정부로부터 생계보조금과 양육비를 받고, 공짜로 살 집을 얻기까지 했지만 지금은 미망인들을 구제할 사회보장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비정부기구(NGO)인 `이라크 여성의 자유(OWFI)'에 따르면 2003년 발발한 이라크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이라크 여성의 15%는 생계유지를 위해 임시 결혼이나 매춘 등을 원하고 있다.

누하 살림 OWFI 대변인은 "미망인들은 가장 시급하게 다뤄야 할 문제 중의 하나이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다"며 수많은 여성들이 정상적인 직업을 구하지 못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쉬운 방법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2003년 미국의 침공 이후 이라크에서 약 4천 명의 여성이 실종됐고, 이 중 20%는 18세 이하라며 실종 여성의 대부분이 요르단, 시리아 등 주변국의 매춘업계로 팔려나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라크 여성부는 바그다드에만 최소 35만 명의 미망인이 살고 있고, 이라크 전체로는 미망인 수가 8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쟁 후 계속된 치안혼란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지면서 이라크의 일부 부모가 딸을 파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아내 없이 자식 다섯을 키우고 있는 아브 아흐메드는 딸 리나를 인신매매꾼에 넘겼다.

아흐메드는 알-자지라에 "내 딸이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최소한 굶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리나를 팔아 나머지 자식 넷을 키울 수 있는 돈을 벌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 팔려나간 여성들의 상당수는 주변 아랍국가의 매춘 조직에 넘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인신매매업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젊은 이라크 여성들에게 접근해 외국으로 나가면 잘 살 수 있다고 설득한다며 "우리는 음식과 거처를 제공하고 하루에 최소 2명의 손님을 받을 경우 일당으로 10달러 정도를 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랍의 부호들에게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처녀들을 가장 선호한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OWFI의 살림 대변인은 "이라크에서 리나와 같은 사례가 흔한 일이 됐다"며 형편이 어려운 어떤 부모들은 500달러 미만의 돈을 받고 딸을 파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폭탄테러로 남편을 잃은 뒤 매춘을 시작한 니르민 라티프(27)는 "돈이 없으면 굶을 수 밖에 없다"며 치욕을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오로지 자식들만 생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끝)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1층 | 대표전화 : 02-6959-7780, Fax) 02-6959-7781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