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 범여권 진영 내에서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대통합 역할론을 놓고 옹호론과 비판론이 맞서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한명숙 전 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에 당당히 대응하라"고 밝힌 것과 관련, `정치개입' 논란이 더욱 거세지면서 DJ 발언의 적절성과 영향력을 놓고 범여권 각 정당과 후보들이 아전인수격으로 엇갈린 해석과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민주당과 소속 대선 예비주자들이 공개적으로 비판론을 먼저 제기하자 DJ의 대통합 촉구 메시지를 동력삼아 통합작업을 일사천리로 추진해온 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 대선후보들은 DJ 옹호론을 제기하며 맞섰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14일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에서 민주당의 지지는 여전하다"며 "김 전 대통령이 대통합민주신당에 우호적인 말을 한다고 해서 민심이 따라가지 않는게 입증되고 있다"며 DJ의 영향력을 평가절하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대선주자인 조순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도로 우리당 대변인을 자처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고, 신국환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버리고 도로 우리당을 택한 지금 행복한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당에서 거친 반응이 나오자 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 대선주자측에서는 `DJ 옹호론'이 쏟아져나왔다.
김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계승론을 주장하는 이해찬 전 총리는 "IMF 외환위기를 가져온 세력이 부활해 평화체제 발목잡기를 하고, 이런 세력들이 집권하려 하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이 굉장히 우려하는 것 같다"며 "국가원로로서 좀 쉬어야 하는데 오히려 저희가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지사측 전병헌 의원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공세는 비겁하다. 김 전 대통령은 양당정치 복원을 통한 정당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평소의 소신을 말한 것"이라며 "일부 정치권이 정치개입 운운하며 공세를 취한 것은 옳지 못할 뿐 아니라 몰상식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측 민병두 의원은 "일각에서 DJ의 노욕이라고 하는데 김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 진전과 평화정착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민주평화개혁세력의 결집을 주문하는 것"이라며 "DJ에 대한 최근의 비판론은 김 전 대통령을 너무 폄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은 대통합신당이 `도로 열린우리당'이 아니다고 했다"며 "잔류 민주당은 반발하기에 앞서 이성을 되찾고 평화개혁세력의 일원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과 신당 내부에서도 DJ의 역할론은 대통합까지라며 이제는 자제할 때가 됐다는 우려섞인 반응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대통합 국면까지는 김 전 대통령의 역할론이 불가피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대선후보 중심으로 가야 하며 DJ가 발언수위를 더욱 높이면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신당의 한 의원은 "앞으로 후보단일화 국면 등 여러 상황이 전개될 수 있지만 이제는 DJ가 훈수를 자제해야 한다"며 "DJ의 정치개입은 범여권 지지를 오히려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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