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에 잡혀 있는 한국인 인질 21명 가운데 건강이 악화된 여성 2명이 풀려났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 당국도 이를 공식 확인, 발표했다. 피랍 26일 만에 모처럼 들려온 기쁜 소식이다. 아프간 인질 사태 이후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 등 남성 2명이 무참히 살해돼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인질 석방 교섭의 장기화로 국민과 인질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는 가운데 비록 2명뿐이지만 여성 인질들이 풀려나 그나마 다행이다. 앞서 지난 12일 이들 2명의 여성 인질이 "석방됐다"고 했다가 석방을 계획 중인 것으로 바뀌고 이어 "석방 계획이 보류됐다" "곧 석방될 것"이라는 엇갈리는 소식이 이어져 국민과 인질 가족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탈레반 측이 건강에 문제가 있는 여성 2명부터 석방한 배경과 의도가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2명이나마 일단 석방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을 잘한 일이다.
그러나 이들 여성 2명의 석방을 마냥 기뻐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왜냐 하면 아직도 19명이 여전히 생사의 갈림길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 측은 2명의 여성을 석방하면서 '조건 없이 선의'에 따른 석방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탈레반 측은 남은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들의 맞교환 요구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여성 2명의 석방을 계기로 맞교환 요구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나선 듯한 인상이다. 탈레반 측이 인질-수감자 맞교환 요구를 접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2명의 인질 석방이 오히려 남은 19명의 석방 교섭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지만 한국인 납치에 이어 인질 살해라는 극단적 만행을 저질렀던 탈레반 측이 그 동안의 강경 자세에서 여성 인질 석방이라는 유화적 태도로 돌아선 작금의 언동을 우리는 주목하고자 한다. 정부는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을 계기로 탈레반 측과 직접 협상 노력을 강화해 다시는 인질 추가 살해라는 비극적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는 이제부터 석방 협상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탈레반 측과 대면 협상을 재개하는 한편 미국과 아프간 정부, 유엔 및 아랍연맹 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체제를 돈독히 해 남은 인질 19명이 무사히 가족의 품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배전의 외교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인질 석방 협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질의 안전과 무사 귀환이다. 한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것이다. 탈레반 측도 이를 모를 리 없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나머지 인질 석방은 그간 우리가 요구했던 탈레반 수감자 교환을 아프간 정부가 받아들여야 하며 1차 석방 요구자 8명의 명단은 변함없다"고 주장했다. 탈레반 측은 여성 인질 석방을 계기로 보다 유연하고 신축적인 자세를 계속 견지해 주기 바란다. 19명의 인질들 가운데 그 누구에 대해서도, 어떤 명분으로도 추가 살해를 자행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탈레반 측이 차제에 19명 전원 석방을 위한 과감한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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