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인질 석방' 이행되도록 신중하게 대처해야

  • 등록 2007.08.12 1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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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한국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지 몇 시간 만에 석방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 지도자위원회의 석방 결정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져 희망은 남아 있다. 우리는 물론 인질 21명의 일괄 석방을 기다리고 있으나 건강이 악화된 여성들이라도 일단 풀려나오기를 기대한다. 탈레반과의 대면 접촉을 통한 우리 정부 협상단의 설득 노력이 결실을 보기를 바란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여성 2명을 "선의의 표시(gesture of goodwill)"로 석방한다고 했다가 이를 번복한 탈레반 측의 진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탈레반 측은 "이들을 가즈니주 적신월사에 넘기려고 가던 중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결정을 바꿔 안전한 곳으로 되돌아 갔다"고 밝혔다. 탈레반 지도자위원회가 석방 결정을 했다고 해도 인질을 억류한 지역 조직이 반발하는 등 내부 혼선이 생겼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탈레반 측의 고도의 언론플레이일 수도 있겠다. 탈레반은 지난달 25일에도 8명의 인질을 풀어줄 것이라고 했다가 중도에 번복한 전례가 있다. '석방 결정'과 '이행'은 별개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이다. 정부는 인질 석방 번복 이유부터 면밀히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새롭게 협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개막한 '평화 지르가' 등에서 여성을 납치한 것에 대한 비난이 제기된 데다 우리 측이 대면 협상을 통해 성의를 보인 것이 여성 2명 석방이라는 결정을 끌어냈을 수 있다. 몸이 아픈 여성 2명을 풀어줌으로써 여론의 화살을 피한 뒤 남은 19명을 놓고 수감자-인질 교환 요구를 강화할 수도 있다. 인질을 일부 석방했다는 것을 내세워 자신들은 양보를 했는데도 아프간 정부가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심기 위한 것일 수도 있겠다. 탈레반은 2명의 석방은 결정했다고 해도 남아있는 인질들의 추가 석방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2명이 실제로 풀려나면 이를 계기로 양측이 초보적인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나머지 인질들을 석방하기 위한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다양한 경우를 검토하며 교섭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최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인질들에 대한 왜곡된 내용을 담은 영문 게시물을 유포한 혐의로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인질들이나 종교단체의 선교활동을 비난하는 글들도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다. 현 상황에서 이러한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이미 2명의 귀한 목숨을 잃지 않았는가.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생각해보자. 지금은 남은 인질들이 살아 돌아오는 일이 시급하다. 정부 협상단은 현지에서 대면 접촉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마지막 인질 한 사람의 신병이 실제로 인도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 협상단의 노력에 신뢰를 갖고 희망을 잃지 않고 인질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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