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국제적 신뢰도 하락 우려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우라늄 시료 분실은 엄격히 취급돼야 할 핵 물질 관리와 보안에서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대한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이 올해로 종료되는 시점에서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해 국제적 신뢰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구원측은 당시 우라늄 시료 상자가 보관된 곳의 청정시설 공사를 위해 일부 시설 및 장비를 옮기는 과정에서 공사업체 직원이 시료 상자를 일반 폐기물로 오인, 밖으로 유출됐다고 밝혔지만 감시를 소홀하고 이를 3개월 넘게 몰랐다는 것은 안전불감증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을 반증한다.
더욱이 원자력연구원측은 이 시료가 있는 것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시점도 지난해 8월 IAEA 사찰때라고 밝혀 경우에 따라서는 이전에 분실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원자력연구원에서는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와 관련해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 불안감을 가중시켰고 이번에는 상식밖의 우라늄 분실사고까지 일어났다.
우라늄은 핵연료 물질로 핵폭탄 등을 만들 수 있는 농축우라늄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현행 원자력법에 따라 취급이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측은 분실한 우라늄이 소량인데다 방사능을 거의 함유하지 않아 인체나 환경에 해롭지 않고 농축우라늄도 농축도가 10%에 불과, 연구실험용으로만 쓸 수 있을 뿐 발전 연료나 군사적인 무기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무리 극소량일지라도 방사능을 포함하고 있는 우라늄이 외부로 유출되고 이 우라늄이 소각됐을 가능성이 커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는 불식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또 이 시료의 잔재물을 찾지 못해 추정일뿐 소각됐다는 완전한 증거도 없어 유출과정에서 그대로 버려져 어디엔가 방치되고 있거나 도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우라늄 시료 분실사고와 관련,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핵물질 관리 능력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천연 우라늄이 외부로 누출된 사고는 국제사회로 부터 우라늄을 다른 용도로 전용했다는 의혹을 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원자력연구원은 2000년 일부 연구원들이 천연 우라늄에서 농축 우라늄 0.2g을 분리했다가 `핵무기 개발 의혹'을 사 2004년 9월부터 IAEA의 사찰을 받는 중이다.
이번에 분실한 우라늄은 당시 사찰의 빌미를 제공한 물질이기도 해 향후 사고 원인 규명과 수습 과정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우라늄 시료 분실의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조사와 결과의 투명한 공개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연구원은 어째됐든 이번 분실사고에 따른 관리소홀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우식 과기부총리 등과 함께 미국을 방문중인 박창규 원자력연구원장은 현지에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앞서 이날 오후 귀국했다.
jchu20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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