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한국외대 대외부총장 = 이번 회담은 지극히 조건이 충족된 상황 속에서 열리는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수순이다.
BDA 문제가 해결되고 2.13합의가 본격 이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당사자인 남과 북이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에 관해 의견교환을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논의 과제는 평화와 남북경협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53년 정전체제에 관해 주변국들이 심도있게 논의하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이 먼저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남과 북이 큰 그림에 합의하고 그 이후에 주변국들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것이다.
남북경협은 일방적 지원에서 벗어나 상호 '윈-윈'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제 신(新) 남북경협 시대에서 남북간의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남북 자유무역협정' 체결이나 평양과 서울에 남북경협을 위한 상호 대표부를 설치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때가 도래한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 개최 합의는 북한이 미국보다 남한을 신뢰하고 관계개선의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남북은 6.25전쟁의 실질적인 당사자로서 남북기본합의서에 기초해 '종전선언'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2차 정상회담 장소가 1차 정상회담 때의 약속과 달리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열리는 점과 협의 진행 절차를 분석해 보면 두 정상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말에 이번 정상회담을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범여권의 대선후보 결정 과정에서 참여정부를 계승할 수 있는 후보가 선출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번 회담이 남한에서 차기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는 집단에 대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펴지 못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남한의 변수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묶어두고 앞으로 미국과 1대 1로 담판을 짓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회담 의제는 평화체제와 군사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북한은 핵실험 이후의 강화된 위상을 확인하려 들 것이다. 경협과 대북지원을 활성화 하는 방안도 토의될 것이다.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도 비전향장기수나 국가보안법 철폐 문제와 맞물려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6자회담 진전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는 다소 성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회담은 상징적이고 선언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실질적인 것은 차기 정부에서 해야 할 것이다.
moon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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