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美-아프간, 무고한 생명 구하는 데 최선 다해야

  • 등록 2007.08.07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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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가 20일째를 맞았다.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에 억류 중인 여성 인질 가운데 유정화, 이선영씨는 설사, 구토, 발열, 위염 등으로 건강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인질 19명도 20일 동안 황량한 산악지대에서 견디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게 틀림없다. 그러나 이들이 조만간 석방될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탈레반 무장단체가 제안한 우리 정부와 무장단체 간 대면 협상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협상 장소와 시기, 방법, 의제 등을 놓고 물밑 교섭이 이뤄지고 있으나 대면 협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국인 인질 가족들은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고 이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은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특히 인질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올 때마다 우리 국민의 가슴은 무겁기만 하다.



한국인 인질 21명을 석방하기 위한 협상이 고비를 맞고 있는 가운데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정부와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은 있을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인질 석방 협상에서 인질들을 위해 보상물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들 두 정상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인 인질 사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럴 경우, 한국인 인질들을 위해할 빌미를 탈레반 무장세력에 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부시 대통령이 회견에서 "탈레반은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는 냉혹한 살인자"라고 규탄하면서 "우리는 무고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한 것을 미국 정부는 실천에 옮겨야 한다. 무고한 한국인 21명의 생명이 현재 생사의 갈림길을 헤매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 이슬라믹프레스(AIP)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정상회담에서 죄수 맞교환에 관한 어떨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통령은 끔찍한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인질 추가 살해 가능성을 강력히 내비쳤다. 상황이 더욱 악화될 조짐도 없지 않다.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 정부와 아프간 정부는 모든 외교적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제3의 희생자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무엇보다 탈레반은 여기서 인질 살해라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멈춰야 한다. 우리 국민은 탈레반이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를 무참하게 살해한 폭거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한국인들로 하여금 피눈물을 흘리게 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언제가 그들의 가슴에도 피멍이 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우선 건강이 악화된 일부 여성 인질부터 풀어주라. 그것은 무장단체든, 아니면 교전단체든, 반도단체든, 탈레반 전사이기 이전에 최소한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다. 미국과 아프간 정부도 '인질-수감자 맞교환'은 없다는 원칙론만 내세울 게 아니라 자국민이 인질로 잡혀 있다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고 무고한 생명을 구출하는 데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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