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정부-피랍자 통화 의미는

  • 등록 2007.08.06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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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유화 제스처인듯…긴장감 늦출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아프가니스탄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4일 탈레반세력에 억류된 피랍자와 전화통화한 것과 관련, 그 의미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직접 통화한 피랍자 수와 관련, 정부측은 1명, 현지 소식통과 외신은 3명이라고 전하는 등 차이가 있지만 지난달 19일 납치사건이 발생한 이후 우리 정부측과 피랍자 간 `대화'가 성사된 것은 그 자체로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인질사태 이후 미 CBS 방송과 AFP통신 등 국내외 외신과 피랍자들 사이의 전화통화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우리 정부와 피랍자 간 직접통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피랍자들의 상태를 직접 확인한 기회가 됐고 극도의 심리적 불안과 건강악화에 시달려온 피랍자들로서도 대사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다소 안도감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피랍자와 통화한 대사관 관계자가 누구인지 확인해주고 있지 않지만 현지소식통의 전언과 외신보도를 종합해보면 그간 탈레반측과 전화 접촉을 해왔던 강성주 아프간 주재 대사가 피랍자와 통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

통화는 30분 가량 한국어로 이뤄졌고 대화는 주로 피랍자들의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는 내용이었다고 소식통과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대면접촉 장소를 놓고 우리 정부와 탈레반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사된 이번 통화는 탈레반의 `유화 전술'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피랍자 2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함으로써 이슬람권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는 탈레반으로서는 일단 인도주의적 제스처를 대외적으로 보여줄 필요성을 절감했을 수도 있다.

또 한국 대표단과 직접 협상에 나서기로 한만큼 탈레반으로서는 인질의 건강상태를 협상 상대방에 직접 확인토록 할 필요성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분석과는 달리 우리 정부가 피랍자와 직접 통화함으로써 조바심을 갖도록 한다는 탈레반측의 계산이 깔렸을 수도 있다.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피랍자-인질 맞교환' 제안을 받아들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조시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간의 5~6일 회담에서도 `테러단체에 양보는 없다'는 기존 입장이 재확인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 탈레반은 한국 정부를 지렛대로 삼아 포로 석방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과 아프간 정부를 설득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한국 정부를 향해 유화책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피랍자들의 치료 제안을 거부해왔던 탈레반이 돌연 항생제와 심장약 등 필수 의약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하지만 탈레반이 한국 대표단과의 대면접촉과 관련, 한국이 유엔의 안전보장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인질 살해 위협을 계속하고 있는 점은 탈레반의 전술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우선 탈레반측에 병세가 중한 인질의 무조건적 석방 등 인도주의적 요구를 하면서 대면 접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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