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범여권 대통합민주신당이 5일 서울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새정치의 지평을 열어갈 정당'의 출범을 선언했으나 대표 선출을 놓고 창당대회 직전까지 진통을 겪는 등 출발부터 삐거덕거렸다.
또 신당 창당대회에 6천여 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지만 열린우리당 소속 대선주자 6명이 전원 불참하고, 중도통합민주당에서도 축하 사절조차 보내지 않는 등 내용면에서는 맥빠진 `반쪽짜리 대통합신당'의 모습을 보였다.
◇대표 선출 막판 신경전 = 민주신당 공동창준위원장 6인은 이날 오전 8시 조찬회동을 갖고 내부 지분다툼의 최대쟁점이었던 대표체제를 놓고 막판까지 신경전을 펼쳤다.
시민사회 진영은 오충일 단일 대표 체제를 내걸고 6인 창준위원장 회동에서 관철되지 않을 경우 오전 10시로 예정된 창준위 중앙위원회의에서 표결로 가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했으나 정대철 상임 공동창준위원장이 오충일.정대철 공동대표 주장을 철회함에 따라 창당대회 3시간을 앞두고 겨우 대표가 확정됐다.
이에 앞서 문희상, 유인태 의원 등은 정 공동위원장의 철회의사를 받아내기 위해 막판까지 정 위원장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 위원장은 막판까지 고심하다 `오충일 단독체제'로 가야 한다는 주장을 수용했고, 이 과정에서 정 위원장측에서는 대통합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신당내 `정대철 비토' 의견으로 공동대표도 못하게 됐다며 "죽쒀서 개줬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했다.
◇孫.鄭 세대결..해프닝 연속 = 이날 대회에는 당원과 지지자 6천여 명이 참석해 민주신당의 4대 가치인 '민주, 평화, 통합, 환경'의 4대 기본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회장에는 '다시 민주세력 믿어주세요', '크게 뭉친 승리의 희망, 크게 여는 새로운 미래', '행복하게 함께 사는 세상, 통합민주신당 만들어주세요'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분위기를 띄웠다.
이와 함께 당의 상징색을 주황으로 바꾸면서 행사장은 전체적으로 주황빛을 띠었다. 당의 로고에는 주황과 연두를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통합을 상징하는 주황을 상징색으로 정했다는 게 신당측의 설명이다. 이는 상징색으로 노랑을 사용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및 열린우리당과 차별화해 `도로 열린우리당' 논란과 `친노'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회 전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측 지지자들 간에 뜨거운 세(勢) 대결이 펼쳐졌다.
정 전 의장측 지지자들은 주황색 상의를 맞춰 입고 정청래 의원 주도로 '깨자, 서자, 하자, 정동영과 함께'라는 구호를 외쳤다.
손 전 지사 지지자들도 흰색 상의를 입고 '거침없이 손학규'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사장 밖 분위기를 달궜다. 행사장 안에서는 천정배 의원 지지자 50여 명이 플래카드를 내걸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며 세 대결에 가담했다.
또 이날 창당대회에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의원,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장상 전 민주당 대표, 박형규 목사, 김영춘(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하지만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 등 우리당 소속 대선주자 6명 전원이 불참했고, 중도통합민주당 인사는 눈에 띄지 않는 등 `반쪽 짜리 대통합 신당' 창당 대회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또 이와 함께 최고위원 인선명단이 중간에서 바뀌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중식 의원은 오 상임창준위원장을 당 대표로, 이미경 의원, 김상희.김호진.정균환 공동창준위원장, 조일현 의원을 당 최고위원으로 각각 추천했다.
이 과정에서 신 의원은 오 위원장 이름을 거론하면서 '오창일'이라고 잘못 발언한 뒤 "죄송합니다. 높으신 분이니까..."라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하지만 해프닝은 계속 이어졌다. 창당대회 임시의장을 맡은 김호진 전 노동부 장관은 즉석에서 "후진을 위해 최고위원을 맡지 않기로 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안돼 추천된 것 같다"며 사의를 밝히는 상황이 빚어진 것.
곧바로 시민사회진영 인사인 최윤 대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급박하게 상황이 전개되다 보니 신중식 의원한테 미처 사의표명이 전달되지 않았다"며 "양길승 녹색병원 원장을 최고위원으로 추천한다"고 밝혔고, 최고위원이 즉석에서 김호진 전 장관에서 양 원장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이어진 오충일 대표의 기자회견도 시작 10여분만에 돌연 중단되는 촌극이 빚어졌다. 오 대표는 방송사 생중계에 맞춰 창당대회 중간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으나 대회폐회 선언을 이유로 기자간담회를 서둘러 끝내고 자리를 뜬 것.
또 행사 중에는 학생 5∼6명이 기습적으로 '비정규직 철폐하라, 통합신당 기만이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구호를 외치다 행사 진행요원들에 의해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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