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 중국 사람들은 베이징올림픽 얘기를 할 때 '100년만의 꿈'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왜냐하면 100년 전인 1908년부터 올림픽을 주최하고 싶다는 염원을 빌어왔기 때문이다. 그 100년 만의 꿈이 이뤄지는 날이 이제 1년 앞으로 다가왔다.
2008년 8월이 되면 전 세계에서 55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며 베이징 시내 전역이 지구촌 손님맞이 준비로 꿈틀거리고 있다.
시내 곳곳에 경기장 건물이 올라가고 시내 도로 주변에는 화려한 꽃과 나무들이 심어지고 있다.
또 베이징 시내 공기를 맑게 하기 위해 밤마다 인공비를 뿌리는가 하면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예행연습이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베이징시의 손님맞이 준비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시민들은 외국인들을 친절하게 안내하기 위해 영어 공부에 여념이 없으며 가래침 뱉기나 쓰레기 투척 등 전통적인 악습 뿌리 뽑기 운동도 한창이다.
◇ 자고 나면 달라지는 베이징 시내 = 베이징시는 올들어 22개 동네를 아예 없애버리거나 새로 단장했다. 이를 위해 베이징시는 무려 13억8천만위안(1천7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했다. 또 시내 전역에 설치된 엉터리 영어 표지판 6천530개를 모두 교체할 계획이다. 베이징 지하철 단장에도 40억위안이 투입됐다. 베이징 지하철은 현재 4호선까지 있다. 특히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은 1960년대에 건설돼 지저분하다.
우선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전체 전동차 180량을 모두 신형 전동차로 교체하게 된다. 또 지하철 2호선에는 전동차 84량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손님들이 폭주할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베이징시는 지하철 운행간격을 현행 3분에서 2분30초로 30초 단축시킬 계획이다. 지하철 개선사업은 내년 4월까지 완료된다. 이와 함께 내년 올림픽 개막 이전까지 베이징 시내 지하철 노선이 모두 9호선까지로 증설된다.
◇ 8월 올림픽 교통통제훈련 실시 =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함께 자가용을 구입하는 베이징 시민들도 급증하고 있다. 베이징시에서는 하루 평균 1천대의 차량이 새로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교통체증 문제다.
베이징시는 올림픽 개막 1년을 앞둔 8월7일부터 20일까지 2주일 동안 시내 전역에서 차량 통제 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 기간에 시민들은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수단으로 출퇴근을 해야 한다. 학생들은 방학 기간이라서 등하교를 하지 않는다. 베이징시에 등록된 전체 차량 300만대 가운데 100만대가 운행을 중단할 예정이다.
현재 베이징시가 보유하고 있는 관용 차량은 모두 49만대다. 베이징시 관용 차량만 운행을 하지 않을 경우 시내 교통 흐름은 엄청나게 빨라진다. 교통 흐름은 물론이고 공기도 맑아진다. 특히 베이징시는 시민들의 버스 타기를 장려하기 위해 올들어 버스요금을 1위안(130원)에서 0.4위안으로 대폭 인하했다.
연발착으로 유명한 중국 항공사들은 연발착 없애기 운동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에어차이나는 올해를 연발착과 회항, 결항 없애기의 해로 정했다. 또 직원들에 대한 영어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 대기오염과의 전쟁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베이징의 대기오염 문제다.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의 부산물로 도시 전체가 매연 투성이다. 베이징시도 1년 내내 거의 파란 하늘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베이징 시내에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리에서 노후 차량들이 사라지고 오염 배출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베이징시 정부는 특히 대기오염 퇴치용 예산으로 8억1천만위안(1천억원)을 배정했다. 이 자금은 시내 곳곳의 보일러를 교체하고 매연을 내뿜는 택시나 버스를 교체하는 데 쓰인다.
중국은 지난 7월부터 기상조절훈련에 돌입했다. 이번 훈련의 가장 큰 목적은 내년 8월8일 개막식 행사 당일 비가 내리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늘에 떠있는 비구름을 없애는 훈련이다. 이를 위해 로켓 발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훈련의 두번째 목적은 베이징 상공을 떠다니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베이징시 정부는 여건이 될 경우 밤마다 로켓을 발사해 인공비를 뿌려 공기를 맑게 하고 있다.
◇ 밀려드는 자원봉사자들 = 베이징올림픽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파도처럼 밀려들고 있다. 현재 베이징올림픽조직위가 필요로 하는 자원봉사자는 모두 10만명. 이중 95%는 베이징 시민들 중에서, 나머지 5%는 중국 다른 지역 출신이나 외국인들로 채우게 된다. 따라서 외국인 자원봉사자 수는 1천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무려 5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하겠다며 손을 들고 나섰다. 류젠(劉劍) 베이징올림픽자원봉사자업무협조그룹 단장은 "7월23일 현재 모두 55만6천명이 자원봉사자 지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류 단장은 "자원봉사자들에게 140만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금의 일부는 자원봉사자 지도부 1만명에 대한 훈련비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원봉사자들이 주도하는 환경보호 캠페인에도 거액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가장 큰 난제는 악습 뜯어고치기 = 경기장을 건설하고 날씨를 바꾸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베이징 시민들의 품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하루 이틀만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중국 지도부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바로 시민들의 악습 뜯어고치기다.
베이징 시민들은 길거리에 가래침을 뱉거나 새치기, 방뇨 등으로 악명을 날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근절하기 위해 올해 초 벌금제까지 도입했다. 그리고 매달 11일을 '줄서기의 날'로 정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나쁜 행태는 쉽게 사라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yskwon@yna.co.kr
(끝)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