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중 규제강도 가장 심해..분리보다는 공조 시급"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 특히 은행소유를 엄격히 규제하는 '금산분리'의 원칙은 양 부문의 동반성장을 위해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1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제출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정책의 문제점 및 정책개선방향' 건의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금산분리 관련 규제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금융산업의 꽃인 은행이 대부분 외국자본에 장악되는 등 갖가지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여부를 기준으로 OECD 국가의 금산분리 규제 정도를 분석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호주, 캐나다, 헝가리 등과 함께 가장 규제강도가 심한 '사실상 금지그룹'에 속한다.
그러나 영국, 프랑스, 독일 등 OECD 회원국의 절반인 14개국은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전면 허용하고 있으며 일본, 스페인, 벨기에 등 7개국은 사전승인을 전제로 허용하고 있다.
이 같은 금산분리 규제의 결과 현재 7개 시중은행 가운데 6개는 외국인, 1개는 정부가 소유주여서 국내 민간자본이 소유한 은행은 전무한 실정이며 내년 4월 유일한 '토종'인 우리은행이 매각되더라도 현재의 제도가 유지된다면 외국인 또는 정부의 영향을 받는 국민연금으로 주인이 바뀔 수 밖에 없다고 상의는 우려했다.
또 글로벌 경쟁환경에 대한 금융과 산업간 공동대응이 어려워지고 국내 민간자본에 대한 역차별이 이뤄지고 있으며 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대응에 어려움을 야기하는 것도 금산분리의 부작용이라고 상의는 설명했다.
상의는 금산분리의 배경인 '은행의 재벌 사금고화' 우려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금융개혁을 통해 은행경영의 건전성과 금융감독장치가 크게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주요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76.9% 수준으로 떨어졌고 기업보유 현금성 자산이 40조원을 넘을 정도로 환경이 달라졌다"고 반박했다.
상의는 또 "해외기업 M&A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분야에서 금융과 실물부문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등 '금산공조' 전략을 추진해 가야 하며 국내기업의 적대적 M&A 방어 차원에서도 금융기관의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의 관계자는 "과거의 부작용에 얽매여 금산분리 원칙을 고수하기보다는 산업계의 글로벌 경영을 돕고 동북아 금융허브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금융산업 내부의 업종간 칸막이를 완화하는 것처럼 금융과 실물부문간 칸막이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cwhyna@yna.co.kr
(끝)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