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주택시장 상황에서는 민란도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 공감될 정도로 서민들의 주거 상황은 최악이다.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한나라당은 주택공사 등 일부 기관에서 논의했던 이른바 '반값 아파트'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여권도 이에 공감하는 눈치다.
정부는 내년 1월 국민들의 관심사인 '주택 원가공개 확대'와 더불어 이 방안의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대선을 앞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토지는 임대하고 건축비만 부담하는 '반값 아파트' 정책은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정책이 도입될 경우 정부의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참여정부가 그동안 추진했던 임대주택 정책과 같이 중소형아파트 공급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해 또다른 집값 폭등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참여정부는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원천 봉쇄를 비롯해 재건축아파트 임대주택 의무화, 국민임대주택 공급 확대, 지역균형발전 촉진정책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 왔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자신의 정치적 코드를 다양하게 실험한 곳이 바로 부동산 분야기 때문에 정책 기조를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그 의도와는 반대로 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동시에 분양가를 올리는 주범이 됐다. 그린벨트 해제지역,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재건축아파트 등 대부분 사업을 통해 임대주택 공급량은 증가했지만 이는 오히려 중소형 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대다수 서민들이 임대주택에 만족해 주택구입을 포기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작더라도 내집을 보유하려는 욕구가 남아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지지 않지 않아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지역균형발전 촉진정책으로 토지값이 뛰었고 택지개발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되는 임대주택의 할인부담이 일반분양아파트 분양가에 전가됐다. 이는 중소형아파트값 상승으로 이어졌고 중소형아파트를 구입하려던 서민들은 너무 오른 집값에 좌절해야 했다.
한나라당은 불안한 서민주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기존 임대주택 정책의 변형인 '반값 아파트' 정책을 다시 대안으로 내놨다. 어떤 재원으로 토지비용을 조달하고 이 재원의 금융 부담을 서민들에게 어느 정도 전가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정책 도입에 앞서 누가 이 아파트의 진정한 수요자인지는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중소형 주택 실수요자들이 '반값 아파트'를 '임대주택'과 동일하게 인식하고 중소형 분양 주택을 여전히 선호한다면 수요자를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어느 정부도 시도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임대주택 정책은 의도와 달리 중소형아파트를 갈망하는 서민들에게 절망을 안겼다.
'반값 아파트' 정책 역시 넉넉하지 않은 자금으로라도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을 정부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계층으로 전락시켜 후대에게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남겨주게 되지는 않을까.
아무리 좋은 의도를 지닌 정책이라도 주택 시장에 대한 몰이해가 어떤 폐해를 낳을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서후석 명지전문대 부동산경영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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