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론스타가 다른 은행과 합작할 경우 합법적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지만 추후 재매각으로 인한 수익을 독점하기 위해 무리하게 단독 인수를 추진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또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이 단기차익을 노린 론스타의 의도에 편승해 외환은행을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는 결론도 도출했다.
대검 중수부는 오는 7일 오전 10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한 9개월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국회 재경위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지 9개월 만으로, 검찰은 사모펀드인 론스타로의 매각이 적절했는지와 그동안 사법처리된 인사들의 구체적인 혐의 내용 등을 밝힐 계획이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외환은행 인수 자격이 없었던 론스타가 자격 승인을 받기 위해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입할 목적으로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과 김석동 금감원 감독정책1국장 등 공무원들에게 청탁한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이 4일 기소한 현대해상화재 보험 대표인 하종선(구속) 변호사 공소장에 따르면 변씨는 자신과 친분이 있는 하 변호사 소개로 2003년 5월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모 식당에서 만나 외환은행 매각 가격을 합의했다.
또 변씨는 한달 뒤 같은 식당에서 외환은행 주식을 나중에 추가로 살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권)까지 보장해달라는 스티븐 리의 요청을 받고, 이를 수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스티븐 리가 2002년 7월 변 전 국장 및 김 부원장과 고교 동문인 샐러먼스미스바니(SSB) 한국지사장 김모씨를 내세워 두 사람에게 외환은행을 론스타가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매각 당시 정책 결정라인에 있었던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등 5명의 전·현직 부총리와 매각에 관여한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했지만 별다른 혐의 내용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추가 사법처리자 없이 이강원 전 행장과 하종선 현대해상 대표를 구속기소하고 변양호씨를 불구속기소하는 선에서 매각 관여자들의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변씨와 이 전 행장이 공모해 외환은행의 헐값매각을 주도, 이들이 은행의 부실을 과대 포장하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낮게 조작해 매각을 성사시킨 것으로 결론 내린 상태다.
그러나 정부가 대주주인 대형 은행의 매각이 재경부 국장 선에서 결정됐다는 점, 매각 과정에서 론스타 본사측의 불법적인 개입 의혹을 밝혀내지 못한점 등은 수사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또 매각의 열쇠를 쥐고있는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신병을 조기에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고,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대표에 대해 4차례 청구한 영장이 모두 기각되는 등 영장 문제로 법원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다만 검찰은 유씨와 론스타 본사 경영진이 공모, 외환은행의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며 론스타 측에서 금품을 받은 하종선씨를 상대로는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주가조작 혐의로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에게 226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있는 유회원씨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재항고 인용여부 결정 이후에 기소하기로 했다.
엘리스 쇼트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이사 등 론스타 경영진에 대해서는 범죄인 인도청구를 한 뒤 기소중지(수배), 신병 확보 시도를 계속하기로 했다.
서동욱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