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수치 여사 가택연금 1년 연장

  • 등록 2007.05.25 2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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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압력과 호소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61) 여사의 가택연금이 1년 더 연장됐다고 AP와 AFP가 25일 보도했다.

AP는 익명의 미얀마 관리 발언을 인용해 수치 여사의 연금이 1년 더 연장됐다고 전했으며, 복수의 경찰 소식통은 AFP와 인터뷰를 통해 "수치 여사에게 연금 연장 사실을 오늘 통보했다"고 밝혔다.

수치 여사의 이웃들은 이날 오후 3시 55분께 정부 관리로 보이는 사람들이 일제 승용차를 타고 수치 여사의 자택을 방문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수치 여사는 미얀마의 옛 수도인 양곤의 자택에서 방문객의 접근이 차단되고 전화도 이용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연금생활을 하고 있다.

수치 여사는 가택 연금이 1년 더 연장됨에 따라 2003년 이후 내리 5년째 연금생활에 들어가게 됐다. 그녀는 작년에 연장된 가택연금이 오는 27일 만료됨에 따라 미얀마 군정은 이날 수치 여사에 대한 연금 해제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이틀 앞당겼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지도자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여사는 지난 88년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이래 17년 가운데 11년 7개월을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다.



◇ 가택연금 연장 배경= 수치 여사에 대한 연금 연장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미얀마 전문가들은 지도자들의 지병으로 내부 권력다툼에 직면한 군부는 국내외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수치 여사의 연금을 해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미얀마 총리직을 맡고 있는 소에 윈 장군은 싱가포르 병원에서 올 들어 두 번째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군부 최고 지도자인 탄 쉐 장군도 지병으로 공공장소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양곤 주재 서방외교관은 AFP와 인터뷰를 통해 "미얀마 군부 내부에서 큰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치 여사의 가택 연금은 더 연장될 것으로 예견했다.

미얀마 정세 분석가인 아웅 나잉 웅은 "군부 지도자들은 수치 여사를 매우 위험한 정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가택연금 해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의 국민적 지지도도 미얀마 군정이 연금을 연장한 한 요인이다.

정치범으로 13년간 투옥됐다가 최근 태국으로 탈출한 쿤 사잉(54)은 "2002년 일시적으로 수치 여사가 연금에서 해제됐을 때도 수많은 군중이 몰려왔으며, 수치 여사를 따르는 지지세력에 놀란 군부는 이듬해 그녀를 다시 연금했었다"고 말했다.



◇ 국제사회 압력과 호소= 수치 여사의 연금 만료일을 앞두고 미국과 유럽연합, 유엔, 아세안 등은 한 목소리로 그녀의 석방을 촉구해왔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여사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으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미 여성 상원의원들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수치 여사의 석방을 위해 미얀마에 압력을 넣을 것을 요구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의 에르린다 바실리오 외무차관,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등도 한 목소리로 수치 여사의 석방을 요구했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 등 59명의 전직 국가 정상 등은 미얀마 군정에 보낸 서한을 통해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 해제를 촉구했으며,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 13명도 수치 여사의 무조건 석방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소속 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미얀마 민주화 촉구 의원연맹'(AIPMC)과 말레이시아, 일본도 수치 여사의 석방 요구에 동참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 같은 목소리에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으며, 지난 주에는 그녀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가지려던 민주단체 회원 등 60명을 체포해 이중 43명을 구금 중이다.



◇ 수치 여사는 누구?= 미얀마 독립의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영국 옥스퍼드 대에서 공부하다 1988년 병환 중이던 어머니를 만나러 귀국한 뒤 군부통치에 신음하는 조국의 현실을 깨닫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당시 미얀마 군부는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제압한 뒤 강제로 정권을 탈취하던 상황이었다.

미얀마 군정은 이듬해 그녀를 가택연금했으며 이후 연금과 해제를 반복하다 지난 2003년 5월 민주화 단체와 군정 지지자 사이의 충돌 직후 또다시 3번째 연금생활에 들어가 매년 연금조치가 연장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수치 여사는 가택연금 중에도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었고 1990년 5월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군부는 정권을 아직까지 이양하지 않고 있다.

수치 여사는 1991년 민주화 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2004년에는 광주 인권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그녀를 '아시아의 영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녀는 1999년 영국에서 남편이 암으로 숨졌을 때도 출국하면 군부가 귀국을 막을까 봐 남편의 마지막 모습도 지켜보지 못한 채 눈물을 삼켜야만 했었다.



(방콕=연합뉴스) sungok@yna.co.kr


전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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