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종구기자]금융당국이 변동금리부 대출 일색인 가계대출을 고정금리부 대출로 유도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22일 금융감독위원회는 변동금리가 대부분인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미진할 경우 추가적인 유인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부 대출비중은 3월말 현재 15.3%에 그친다. 또 전체 가계대출중 76.1%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금리에 연동하고 있어 최근 시장금리 급등으로 가계의 이자부담도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고정금리부 대출이 조기에 대폭 증가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당한 혜택을 줘야 할 것"이라며 "고정금리부 대출 활성화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대출 취급시에는 변동금리가 항상 고정금리보다 낫다는 점이다(일시적으로 역전이 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출수요자들은 향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면 낮은 변동금리대출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은행으로서도 변동금리부 대출이 편하다. 고객이 선호하는데다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을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은행들은 다양한 고정금리부 대출상품 개발에 게을렀던 게 사실이고, 오히려 금리를 변동금리부 대출에 비해 너무 높게 설정하는 등 고정금리부 대출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정대영 한국은행 금융안정분석국장은 "현대적인 의미의 은행은 위험관리 기관이라고도 정의할 수 있다"며 "위험을 적절히 부담하고 관리하면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은 위험을 다른 기관에 넘길 수도 있고, 파생금융상품 등을 이용해 분산시킬 수도 있어 고정금리부 대출이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변동금리에 비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고정금리부 대출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우선은 금리부터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론적으로 고정금리부와 변동금리부 대출간 금리차이는 이자율스왑(IRS)의 금리차(고정금리-CD금리)보다 크고, 장단기시장 금리차보다는 작은 수준에서 결정돼야 합리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은행들은 고정-변동간 대출금리차이는 장단기 금리차보다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최근에는 IRS 고정금리와 CD금리가 역전되고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일부 고정금리부 대출상품의 경우 변동금리부보다 낮은 금리로 나오기도 한다.
은행들이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금리변동위험을 효과적으로 헤지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만기 5~10년의 장기 은행채 발행이 활성화되고 MBS발행, 금리파생상품거래 등 다양한 리스크관리 기법이 적극적으로 도입돼야 한다.
고정금리부 대출에는 혜택을, 변동금리부 대출에는 합리적인 수준의 불이익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가 고정금리부 대출에 대해서는 주택보증기금 출연료율을 내려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그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고정금리부 대출은 변동금리부 대출에 비해 신용위험이 낮은 점을 감안, 대손충당금 적립이나 BIS비율 산출시 위험가중치를 차등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 대출고객에 대해서는 고정금리부대출을 신규로 취급하거나 갈아탈 경우 세제혜택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것도 적극 추진해 봄 직하다.
일각에서는 변동금리대출의 금리상한제(interest rate cap)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활용되고 있는 방법으로 변동금리대출의 위험이 너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일종의 규제 성격을 띠고 있는데다, 제도화할 경우 금리 상한선이 너무 높게 설정대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종구기자 dark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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