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은 폭발할 것 같은데…"

  • 등록 2007.05.22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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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종구기자][굿모닝신한證 "회사채펀드 부진이 딜레마"]

지난해 기업부문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규모는 무려 24조원에 이른다. 기업어음까지 포함하면 38조원으로 더욱 확대된다. 2004년 2조원 감소에서 2005년 16조원의 대규모 순증으로 돌아섰고 지난해 또다시 배로 늘어났다(이상 한국은행 자금순환표 기준).

그런데 한은이 밝힌바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 회사채는 되레 2조8000억원 순상환이다. 기업의 자금수요는 폭발했는데, 공모 회사채시장은 오히려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셈이다.

◆사모사채 퇴장과 기업투자 확대 → 공모 회사채 급증 예상

이같은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은행의 사모사채 인수다. 대출과 달리 신용보증기금 등의 출연금 부과가 없는 은행의 사모사채 인수는 지난해 무려 16조6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7월부터 은행의 사모사채 인수에도 대출과 마찬가지로 신보 등의 출연금이 부과된다. 굿모닝신한증권의 크레딧애널리스트인 윤영환 연구위원이 22일 발표한 `하반기 회사채 시장 전망`보고서에서 공모회사채 발행의 대대적인 폭발을 예감하는 이유다.

윤 연구위원은 "출연금 부과가 예정되자 올해 1~4월중 은행 사모사채 인수가 2000억원으로 급감했다"며 "출연금 부과의 위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은행이 인수한 사모사채의 대부분은 만기가 1년으로 짧다. 올해 상환을 하거나 재조달을 해야 한다. 윤 위원은 대략 10조원 정도는 공모 회사채 시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믿고 있다.

사모사채가 대규모 순상환되지 않더라도 더 이상 늘어나지만 않으면 공모 회사채 발행은 올해 하반기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윤 연구위원은 "세계에서 경쟁하는 소위 `코리언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확대의 첨병으로 등장하고 있고, 이는 중국시장의 부상과 함께 범세계적인 설비투자확대의 동조화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최근의 설비투자 규모는 기업들이 내부유보 자금으로 대응하기 불가능한 수준이고, 이미 주요 대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대규모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배구조 개선과 세계적인 M&A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대규모 자사주를 취득하는 등 주식시장에서 마이너스 자금흐름을 보이는 것도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이유"라며 "포스코가 지난해부터 회사채를 꾸준히 발행하고, 삼성전자의 회사채 발행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 회사채 시장의 최대 딜레마: 자산운용사의 부진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회사채 발행이 폭발적으로 늘더라도 유통시장이 죽어 있어서는 진정한 활성화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

회사채 유통시장의 핵심 고리는 역시 자산운용사. 그러나 자산운용사의 회사채 투자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주식펀드는 갈수록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채권은 국고채나 통안채 같은 무위험 채권이나 A급 이상 우량 회사채가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회사채 시장의 가장 큰 딜레마는 자산운용사의 회사채 투자 부진"이라고 말했다.

한은 자금순환표에 따르면 전체 회사채에서 투자기관(자산운용사 등)의 점유율은 2002년 14.2%에서 지난해 6.3%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투자기관 자산에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12.9%에서 4.7%로 크게 낮아졌다.

자산운용사의 투자 부진과 그로 인한 회사채 유통시장의 침체는 언제든지 유동성 부족이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신용위험이 매우 낮은 초우량등급 채권이라도 시장에서 소화가 되지 않아 발행기업이 자금압박을 받을 수 있다.

윤 연구위원은 "2005년 4분기 발행채권이 자산운용사에서 소화되지 못해 우량한 모 캐피탈사가 곤혹을 치른 적이 있고, 올해초 대규모 발행된 은행채의 신용스프레드가 대폭 확대된 것도 비슷한 이유"라며 "회사채 유통시장 침체는 신용이슈가 없는 신용압박을 언제든지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유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회사채 펀드의 대형화와 장기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유동성위험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회사채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연구위원은 "한때는 최대 2조원 규모도 있었던 회사채 펀드는 요즘 아무리 커봐야 3000억원 수준"이라며 "펀드의 대형화, 장기화를 위한 여러가지 정책적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은 채권형 펀드의 가장 큰 수익자인 연기금을 비롯,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가이드라인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A급 미만 채권은 무조건 안돼" 식의 위험관리가 아니라 적절한 위험감수와 그를 바탕으로 한 수익추구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

그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하이일드펀드가 두달여만에 5000억원을 끌어들이는 돌풍을 일으킨 것은 새로운 상품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펀드신용평가와 회사채전용펀드의 도입, 투자가이드라인의 변화를 통해 기관형 하이일드펀드로의 변신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강종구기자 dark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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