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송기용기자][농산품 전 품목으로 확대될 경우 관련 업종 영향 불가피]
유럽연합(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지리적 표시제(GIs) 수용은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1일 'EU의 지리적 표시 보호 요구와 대응' 보고서에서 EU이 한국과의 FTA 협상에서 그동안 와인,증류주에 한정됐던 지리적 표시제 보호를 전 농산품으로 확대,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리적 표시제(Geographical Indications; GIs)란 상품의 품질이나 맛이 생산지 기후나 풍토 등 지리적 특성과 밀접하게 연계돼 높은 명성을 지닌 경우 지리적 명칭을 지적재산권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EU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1차 한-EU FTA협상에서 모조품, 일명 짝퉁 유통규제와 함께 지리적 표시제를 지적재산권 분야의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7월에 유럽에서 열리는 2차 협상에서도 지리적 표시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EU은 와인과 증류주는 물론 농산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의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와인과 증류주의 지리적 표시 보호 요구는 수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EU과 FTA를 체결한 미국,캐나다,호주,칠레 등이 모두 EU의 와인,증류주 지리적 표시 보호 주장을 받아들인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일반 명사처럼 통용돼 온 '삼페인' '꼬냑' '스카치'등의 명칭을 국내 제품에 사용하는데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여 원산지 명칭 사용 허용기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지리적 표시보호를 농산품 전 분야로 확대하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기,유제품과 과일,채소,맥주,빵,케이크,과자 등 전 농산품으로 확대할 경우 국내 제과,요식업,기호식품 등 관련 업종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EU의 지리적 표시제 확대요구를 국내 농산품의 국제화를 위해 활용하는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EU 협상에서 농산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 보호에 합의할 경우국내 농산품도 현지의 등록 절차 없이 EU시장에서 배타적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김 수석연구원은 "최근 국산 쌀의 스위스 수출이 이뤄진 것 처럼 EU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지리적 표시제를 활용할 필요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EU에는 현재 약 5000건의 지리적 표시가 등록돼 있다. 와인과 증류주가 4200건으로 가장 많고 치즈,육류,올리브유,과일 등 농산물과 식품이 약 730건 등록돼 있다.
송기용기자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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