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유림기자][불법 이민자 구제...가족이민초청 사실상 폐지]
미국 정부와 의회가 지난 17일 불법 이민자들을 양성화하고 가족 초청 이민제도를 대폭 개정하는 내용의 새 이민법안에 합의했다.
미 언론들은 새 이민법안에 따라 시민권자가 본국 가족을 초청하는 형식의 미국 이민 문화에 역사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20년만에 개정된 이번 법안의 가장 큰 변화는 불법 이민자들을 구제했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 입국한 약 1200만명의 불법 체류자들은 체류 사실을 신고하면 일단 'Z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들은 불법 체류를 허가 받는 대신 대가로 5000달러의 벌금을 내고 2년 마다 본국에 돌아갔다 와야 한다. 본국에 있는 동안 미국 정부의 정식 이민절차를 밟고 되돌아오면 초청노동자(Guest Worker) 프로그램에 따라 체류가 합법화된다.
불법 체류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영주권을 받기까지는 8년, 시민권을 획득하는 데는 최장 1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가지 큰 변화는 종전까지 가족이 초청하면 체류를 인정받을 수 있던 제도가 사실상 없어졌다는 점이다. 공화당 등 보수세력은 가족 이민 초청 제도가 미국 문화를 저해하는 요소라며 폐지를 주장해왔다.
대신 연간 취업비자 쿼터를 현행 14만개에서 70만개로 확대해 취업 이민을 늘렸다. 취업 이민은 영어실력과 기술 숙련도 등을 '점수제(merit point))'로 따져 선발한다.
임시노동자를 대상으로 발급하는 'Y'비자도 새로 도입된다. Y비자에 따라 매년 40만명이 새로 수용될 수 있도록 했다. Y비자를 받으면 2년간 미국에서, 1년은 본국에서 취업할 수 있고 이를 3회까지 반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민권자의 성년 자녀 및 형제자매라 해도 업무 숙련도 및 영어구사 능력 등을 점수로 평가 받은 후 이민 허용 여부가 결정된다. 가족이 초청하면 이민이 허가됐던 예전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시민권자의 부모에 대해서도 연간 허용 인원을 4만명으로 제한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직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고 영어를 잘 구사해야만 미국 체류를 허가받을 확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새 개정안이 저숙련 노동시장의 공급 부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Y'비자 도입으로 연간 약 40만명의 근로자가 유입돼 서비스시장의 노동력 부족 현상을 매워줄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보기술(IT) 등 하이테크 관련 산업은 새 이민법안으로 큰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IT 산업 역시 기술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혜택이 적은 데다 점수제가 오히려 인력 유입의 방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유림기자 k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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