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임지수기자]
"적자가 날 때까지 요금을 내리라는 겁니까"
시민단체 및 정치권으로 부터 요금 인하 압력을 받는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2000년 이후 기본료든, 통화료든, 무선인터넷 요금이든 어떤 형태로든 요금을 꾸준히 내려왔는데 때만 되면 다시 요구하니 억울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3G 서비스 관련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는 점을 들며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고 강조한다. 요금 인하의 근거가 되고 있는 100% 이상의 원가보상률은 2G에만 해당하고 3G까지 포함하면 훨씬 낮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올 1분기 이동통신 업체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들이 설비투자 부담을 요금인하 불가 이유로 내세우는게 궁색해 보인다. 설비투자를 통한 서비스 개선보다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이통 3사의 마케팅비용은 총 1조1860억원으로 3사 설비투자비용인 6863억원의 두배에 달한다. 이같은 막대한 마케팅비용의 여파로 이통 3사의 수익성이 악화됐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04년 번호이동제 도입으로 촉발된 업체간 마케팅 전쟁은 올들어 3G 시장으로 번졌다. 특히 선두로 치고 나가 만년 2등의 이미지를 벗겠다는 KTF의 야심과 3G에서도 1등을 뺏길 수 없다는 SK텔레콤의 자존심이 충돌하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고객 1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단말기에 출혈 보조금을 실어주고 공짜폰을 살포하면 휴대폰을 교체하려는 일부 고객은 수혜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요금을 내리거나 업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설비투자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개선한다면 더 많은 고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산업환경과 시장상황을 무시하고 여론재판식으로 통신요금 인하를 몰아붙이는 것은 온당치 않다. 그러나 출혈경쟁으로 투자여력을 소진하면서 투자 때문에 요금은 손댈 여력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이통사들의 행태에도 분명 문제는 있다.
임지수기자 l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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