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초유의 협력실험, 남은 과제는

  • 등록 2007.05.14 15:23:05
크게보기

[머니투데이 최명용기자][상호구매, 특허공유, 표준화 작업 절실]

대기업간 상생과 협력이란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 그것도 앙숙에 가까운 삼성과 LG의 협력 실험이다.

14일 출범한 한국디스플레이협회는 삼성과 LG의 협력을 위한 장이다. LG필립스LCD(이하 LPL)에 장비를 납품하던 회사가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삼성전자가 LPL 패널을 구매해 TV세트를 만들자는 게 협력의 요지다. 양측의 특허를 교류하자는 아이디어도 있다.

잘 될까. 아직 예단은 이르다. 구체적인 사안으로 들어가면 걸림돌도 많다. 그러나 새로운 실험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37인치 LG서 구매하면 좋은데

디스플레이협회의 사업 계획 중 대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상호구매 △특허협력 △ 표준화등이다. 표준화는 수직계열화 타파와 연계된다.

상호구매 문제는 삼성의 결단이 필요하다.

상호구매는 LG쪽에 다소 유리한 상황. 삼성전자가 만드는 TV용 LCD패널은 32인치, 40인치, 46인치다. LPL은 32인치, 37인치, 42인치, 47인치를 만든다. 32인치 이하는 양측이 동일하다. 40·42인치, 46·47인치는 비슷한 사이즈지만 37인치는 LPL만 만든다.

삼성전자는 해외 수요자를 위해 37인치 패널을 대만에서 구입, TV세트를 생산하고 있다. 이 패널을 LPL에서 구매하면 상징적인 대기업간 상생모델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LPL 권영수 사장은 "품질이나 이동거리 면에서 삼성전자가 37인치 패널을 LPL에서 구매하면 좋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같은 물음에 이상완 삼성전자 사장은 "협회가 이제 막 시작했는데 바로 이 제품을 이렇게 구매하겠다고 답하긴 어렵다"며 "시장 상황 등을 봐가며 이뤄질 문제다"고 말했다.

양측의 뉘앙스는 다소 다르다. 그러나 삼성의 결단만 있으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특허 교류는 쉽지 않네

삼성전자와 LPL간 특허 교류 문제는 상당히 난해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소니와 특허를 공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를 소니가 활용하고, 소니의 특허는 삼성이 활용한다.

여기에 LPL와 삼성전자가 특허를 공유하면 LPL이 소니에 특허를 제공하는 형태가 된다. 반면 LPL은 소니의 특허를 사용할 수 없다.

권영수 사장은 "협회 출범 초기부터 이 문제를 검토했으나 삼성전자와 소니의 특허 공유 문제로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소니까지 포함한 3자간, 글로벌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이상완 사장은 "대기업간 협력 뿐 아니라 글로벌 협력관계까지 구축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화가 무엇보다 시급

근본적인 해결책은 삼성·LG간 표준화작업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LPL은 LCD패널의 표준을 다르게 해 장비회사들이 중복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삼성전자에 맞춘 장비는 LPL에 납품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양측이 표준화를 이루면, 한번의 연구개발로 삼성과 LPL에 장비를 납품하는 효과를 얻는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단가는 크게 낮출 수 있다.

기존 LCD패널 라인은 표준화가 어렵다. 기존 설비를 뜯어 고칠수 없기 때문이다.

가능한 방안은 향후 짓게 될 8세대 라인 이후 표준화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8세대 라인에 대해 삼성전자가 먼저 선투자를 한만큼 LPL이 이를 벤치마킹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권영수 사장은 "8세대 라인의 표준화를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상완 사장은 "표준화 사이즈는 시장이 판단하는 문제인만큼 추후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장비회사들은 이번 디스플레이협회 출범과 삼성·LPL간 협력 구도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파이컴 이억기 부회장은 "중소기업들인 장비회사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간 협력과 표준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디스플레이협회는 이같은 대대협력의 기초를 만든 작업이라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최명용기자 xpert@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1층 | 대표전화 : 02-6959-7780, Fax) 02-6959-7781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