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외면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몽골산 검은대머리수리 한마리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처지가 됐다고 태국 현지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작년 12월 태국에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는 몽골산 검은대머리수리가 방콕 남부 찬타부리 지역에서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독수리는 영양부족으로 날갯짓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조류 전문가들은 2년생인 이 독수리가 철새 이동 경로를 벗어나 태국까지 날아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 독수리는 방콕에 있는 카세사르트 대학으로 옮겨져 4개월 넘게 보호 치료를 받은 덕에 예전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대학 측은 세계보전연맹(WCU)이 멸종위기종으로 규정한 이 독수리를 살리기 위해 타이항공의 협조를 얻어 항공편으로 서식처인 몽골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대학 측은 경유지인 중국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으나 조류인플루엔자(AI)를 이유로 난색을 표명했으며, 또 다른 경유지인 한국 역시 같은 이유로 거절했다.
태국은 이 독수리가 AI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증명했으나 한국과 중국이 끝내 외면하자 최근 중국과 가까운 태국 북부 산악지대에 이 독수리를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 독수리가 본능에 따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가윈 추티마 태국조류보호협회 회장은 "경험이 없는 어린 독수리라서 또다시 길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sungok@yna.co.kr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