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오는 9월 APEC 정상회담 전에 한국전쟁 종전 선언, 내년 5월 안에 북 미 수교 완료를 이야기 했다.
미국의 중량급 원로인 헨리 키신저 등도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북미 수교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그간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과정마다 불만을 노출시켰던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한국전쟁 종결과 관련된 구체적 로드맵을 언급한 것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이 단지 2.13 합의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을 압박하기 위해 한 발언이 아니길 바란다.
때 마침 여당 일각에선 9월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전쟁에 관련 된 남북미중 4개국 정상회담을 추진한다고 한다.
10일 방미 길에 오른 이해찬 전 총리도 4개국 정상회담 추진을 염두에 두고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민주노동당은 한반도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 북미수교 등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임을 인식하고 일관되게 이를 주장해 왔다.
버시바우 대사의 언급이 압박의 수단이 아니라 미국의 분명한 의지가 전제 된 것이라면 대사가 불과 일주일 전에 했던 남북관계 진전이 6자 회담 이행 속도나 한미동맹의 ‘반 발짝 뒤’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경고와 같은 발언은 다시없어야 한다.
미국이 남북의 역할을 미국의 통제 하에 두려는 시도를 거듭한다면 종전선언 이후의 한반도 상에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거둘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 혹은 남북미중 4자 회담 추진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다.
민주노동당은 그간 정부차원의 특사 파견 등으로 시급히 정상회담을 추진 할 것을 촉구해 왔다.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제안도 이미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부는 정상회담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두고 지지 여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무시한 채 개인의 행보로 모든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방식 때문에 인사의 성격에 따라 ‘정략적’이니 ‘선거용’이니 하는 비난을 면 치 못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평화문제만큼은 당리당략을 떠나 대승적 차원에서 함께 하자.’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남북관계 진전도 북미수교 과정도 전 국민적 지지를 얻어야 크고 작은 풍랑에도 순항한다.
가능성만 타진하는 수준, 여차하면 누구도 책임지지 않을 수 있는 수준 정도로만 움직이는 모습이라면 한반도 분단 문제를 해결할 의지 자체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2007년 5월 11일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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