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종일기자][[직밴]<7>현대기아차 록밴드 동호회 '자낙(自樂)']
현대·기아차에는 독특한 이름의 록밴드 동호회가 있다. 바로 '자낙(自樂)'이다. '자발적인 열정으로 음악적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첫 글자의 '자'는 자동차회사의 동호회란 뜻도 담고 있다. 발음상 '자락'으로 읽어야 맞겠지만 어감상 '자낙'으로 불린다. 얼핏 '잔악'으로도 들리는 이 밴드는 올해로 결성 3년째를 맞이했다.
지난 4일 밤 9시 자낙의 연습장이 있는 강남역 부근의 한 스튜디오을 찾았다. 금요일 밤인데도 스튜디오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이들의 연습실을 찾아 이중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자 전자기타와 드럼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예닐곱의 말쑥한 직장인들이 음악에 흠뻑 취해 있었다. 
한 켠에서 연주를 듣고 있던 강동식 차장(기획조정실 사회문화팀)에게 밴드 소개를 부탁했다. 자낙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강 차장은 밴드의 초창기 활동과 공연을 위주로 얘기를 풀어갔다. 자낙은 2005년 3월 결성됐다. 힘든 직장생활 속에서 색다른 재미를 찾고자 했던 몇몇 직원들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첫 공연은 그해 10월 대학로 소극장에서 열렸다. 결성된 지 8개월 남짓이라 제대로 맞춰본 곡이 몇 곡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력보다는 관객들의 반응이 중요했다. 데뷰는 성공적이었다. 관객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이 공연 덕분에 동호회에 가입하려는 직원들이 부쩍 늘어났다. 대학시절 악기를 다뤄봤던 멤버들이 대거 보강됐다. 그래서 지난해 2회 공연은 좀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현재 자낙은 5월 29일로 예정된 3회 정기공연에 맞춰 한창 연습중이다. 지난해에는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성금 마련을 위해 12월에 공연을 했지만 올해는 일정을 확 당겼다. 공연 주제는 '행복한 열정의 힘'이다. 본사 임직원과 가족이 노래로 한마음이 되는 문화적 체험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한마디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는 것.
지난해 공연 전에는 계동 현대사옥 소강당 200석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자리에 앉지 못하는 관객이 있을지가 고민이다. 달라진 위상이다. 장소는 800석 규모의 양재동 본사 대강당으로 지난해보다 좌석수가 4배로 늘어났다. 
공연 콘텐츠도 더욱 풍성해졌다. 5월에 결혼기념일이 있는 부부를 특별 초대해 이들만을 위한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또 행운권 추첨을 통해 임원 및 밴드 멤버의 소장품을 선물로 제공한다. 현대차 댄스뮤지컬 동호회 '캔스웰'과 현대차 남양연구소 밴드 'Nine2Five', 현대모비스의 '모비션'의 특별공연은 보너스다.
자낙의 실력이 쑥쑥 늘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 수 있게 한 원동력은 팀워크다. 팀워크는 매주 한차례 하는 연습으로 길러진다. 공연에 임박해서는 일주일에 3차례 정도 함께 모인다. 자주 모이다 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소중한 가치도 더불어 배우게 된다고 멤버들은 말했다.
조범식 차장(엔진부품개발팀)은 "여러 부서의 직원들이 모여 음악을 하다보니 시간 맞추기도, 또 연습곡 선정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서로의 의견을 모아가면서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가다보니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배우게 된다"고 밴드 활동의 장점을 소개했다.
소현성 사원(해외프로젝트지원1팀) 역시 "본부별로 교류가 잘 없는데 음악을 통해 만나다보니 쉽게 친해주고 또 회사 생활에 활력을 얻게 된다"고 밴드 예찬론을 폈다. 
자낙은 또 다양한 연령대의 직원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 멤버가 음악을 공통분모로 서슴없이 어울린다. 30대 중반 이상의 밴드 멤버를 찾아보기 힘든 여느 사내 밴드 동호회와 달랐다.
또 22명의 멤버들이 2팀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자낙의 장점이다. 실력이 나은 소수 멤버를 한 팀으로 추려 이들만 무대에 세우는 것이 아니라 2팀을 구성, 최대한 많은 멤버들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강 차장은 "이번 정기공연이 끝나면 멤버가 더 늘어나 3개 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고 자랑했다.
자낙의 홍일점인 남궁은 사원(총무팀)에게 앞으로의 바람에 관해 물었다. "앞으로 현대기아차가 성장하는 만큼 자낙도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어여." 이들의 연습은 11시를 넘긴 시각에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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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일기자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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