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하태형보아스투자자문 대표][[리스크관리]전문가 기고]
금융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지 오래돼다가 보니까 상대적으로 험난한 경험도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 20년을 돌아 볼 때 우리가 겪었던 경천동지(驚天動地)의 금융계 큰 사건들은 3개 정도 인 것 같다.
첫째가 1987년 10월19일 월요일날 발생한 미국 증시의 대폭락 사건으로 소위 '블랙먼데이'라고 불리는 사건이다. 이날 하루 미국증시는 22% 폭락하며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다.
두번째 사건은 우리가 기억하기 싫은 IMF사건으로 1997년 하반기부터 1998년말 까지 우리를 국난의 위기로 몰아 넣었었다.
셋째는 2001년 9월11일 터진 9.11사건이다. 지속기간은 짧았으나,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이외에도 1995년 1월7일 발생한 고베지진의 후유증으로 베어링 은행이 파산한 닉리슨 사건이 있었으나 이는 한 은행의 위험관리 실패의 전형으로 국지적인 문제여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발생되지는 않았었다.
위의 3가지 사건 중 블랙먼데이건은 우리나라가 국제화 되기 이전이라 받은 충격도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뒤의 두가지 사건은 필자도 생생히 기억하는 사건들로서, 시장개설 이래 우리나라 코스피 옵션시장의 내재변동성이 100%를 넘어간 바로 그 2가지 경우이다.
하루의 증시 변동폭이 10%를 넘어서는 이러한 경우는 순수 확률적으로 보면 200~300년 만에 한번 발생될까 말까 하는 사건들인데, 현실은 이론적 확률과 달라 지난 20년 내에 이미 3건이 발생되었다.
같은 논리를 적용한다면 향후 20년 내에도 한두 차례 사건이 발생 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어떠한 사건들이 그 후보자 명단에 올릴 수 있을까?
먼저 예상 가능한 경우는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 가능성이다. 이 경우는 북한 붕괴 후 어떠한 시나리오로 한반도 정세가 전개되는가에 따라 경중의 차이는 있을 것이나 워낙 향후 정세가 불투명한 관계로 단기적인 급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중국의 증시 급락이다. 아직 자본주의 및 금융시스템이 취약한 관계로 중국의 성장률 둔화시기에 대규모 노사분규나 금융부실 등이 터지면 이러한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이주 높다.
셋째는 미국의 증시가 자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붕괴하는 경우이다.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의 누적 및 주택가격 하락, 엔캐리 청산 등이 단초를 제공할 수 있겠다.
그러면 이러한 금융위기가 발생시 우리의 시스템은 얼마나 안전할 것인가?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우리의 금융시스템상의 안전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적 외환보유고가 2500억 불에 달해 있고, IMF를 겪으면서 감독당국 및 금융권 자체적인 위험관리 시스템이 항상 작동하고 있다. 또 풍부하기 짝이 없는 시중의 유동성 및 연기금 등이 이러한 금융위기 상황시 증시의 안전판으로 작동하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측면은 우리가 좀더 보강을 할 수 있는 측면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풍부한 경험이 있는 인력을 항상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베어링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한두 개의 개별 금융기관의 위험관리 실패로 인한 파산은 언제든지 발생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건이 발생시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감독당국이 풍부한 경험으로 무장하고 있어야 한다.
미국의 증시가 많은 국내 경제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이면에는 1930년대 설립되어 온갖 풍상을 다 겪은 FRB가 항상 든든하게 뒤를 돌봐 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개별 금융기관 측면에서도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 인력이 몇십 년 만에 닥칠 이러한 위기적 상황에 회사를 몰락에서 구할 수 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하겠다.
둘째는, 금융기관의 CEO들은 우리나라 고유의 소위 '쏠림현상을 경계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경쟁이 치열한 탓인지 한 금융기관이 뭔가를 하면 자세한 검토도 없이 모든 기관들이 묻지마 식으로 이에 뛰어드는 쏠림현상이 매우 심하다.
돌이켜 보건데 IMF는 금융기관들의 마구잡이식 단기외채 차입이 불러온 비극이고, 카드사태 또한 '길거리 묻지마'식 카드 발행이 초래한 예고된 사태였다.
최근의 주택가격 급등락 또한 은행권들의 개인 주택담보 대출의 과당경쟁이 불러온 결과로서, 향후 개인 신용 위기 가능성이 언급되기 시작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CEO들의 이러한 위기관리 인식 및 수익성 다변화 노력이 금융위기시 회사를 구하는 가장 중요한 요체라고 할 수 있다.
하태형보아스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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