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논평-사법개혁 관련 일부 법률안 국회 통과, 환영해

  • 등록 2007.05.02 1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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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국회 본회의는 형사소송법 개정법률과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의결하였다. 이로써 2003년 사법개혁위원회부터 3년여에 걸친 준비되었던 사법개혁 핵심법안인 로스쿨법, 형사소송법, 국민의 형사재판참여법 중 2개를 처리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사법개혁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던 만큼 이번에 사법개혁 법안중 일부를 국회가 의결한 것을 일단 환영하는 바이다.

1954년 제정된 형사소송법에 기초한 현재의 형사사법은 반세기가 지나면서 국민의 인권의식과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면이 있었다. 이번의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불구속재판과 위법수집증거배제의 원칙이 선언되고 긴급체포 및 긴급압수에 대한 사법적 통제가 강화되며, 구속영장의 심사시 원칙적으로 모든 피의자를 법원이 심문하게 되었고 보석의 조건을 서약서, 출석보증서, 주거제한 등으로 다양화함으로써 재산이 없는 피의자, 피고인에도 불구속재판의 기회를 넓히게 되었다. 인신구속제도가 국제적 기준에 근접하게 된 것이다.

다만, 사개추위 원안에 포함되어 있던 구속영장 발부시의 조건부 석방제도가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아쉬운 대목이다. 구속이냐 기각이냐의 양자선택이 아니라 조건부석방을 통하여 불구속재판과 방어권을 보장하고 불필요한 구속을 줄여 피의자와 그 가족의 고통과 사회격리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공판중심주의의 실현을 위하여 증거개시제도와 공판준비절차를 도입하고 피고인신문의 순서를 증거조사 완료 이후로 변경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수사기관의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의 참여권과 이의제기권을 명문화하고, 수사기록을 열람, 등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피고인이 부인함에도 불구하고 영상녹화물을 이용하여 검사작성 피의자신문조서나 참고인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도록 한 것은 오히려 실질적 공판중심주의에 역행하여 “조서재판”을 강화할 염려가 있어 비판의 소지가 크다.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고등법원에의 재정신청을 기존의 직권남용, 불법체포감금 등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고소사건으로 확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남고소의 방지에 중점을 두어 재정신청인에게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지정변호사제도를 폐지하고 검사가 공소를 유지하도록 한 것은 재고해야 한다.

국민의 형사재판참여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어, 1895년 근대사법이 시작된 이후 역사적인 변화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110여년간의 국민은 형사재판의 객체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제는 형사재판의 주체로서 참여하는 “국민에 의한 사법”의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중범죄사건에서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형사재판에 참여함으로써, 재판의 투명성이 증대되고 민주적 정당성이 강화될 수 있다. 전관예우, 법조비리 등으로 공정한 사법은 위태롭고 사법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사법은 공정해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한 것으로 보여야 한다.”는 격언을 상기할 때, 국민참여재판은 공판절차에 일반국민이 직접 관여하고 판단함으로써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제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배심원단이 적법한 증거에 입각하여 유무죄와 양형을 토론하고 판단하므로, 우리나라의 법치주의와 합리적 토론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동시에 참여재판이 우리나라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난관도 적지 않다. 먼저 피고인과 변호인에게는 물론이고 국민에 대하여도 참여재판의 목적과 취지 및 그 내용을 널리 알려 관심과 이해를 이끌어내려는 정부, 법원, 변호사단체 등의 적극적 노력이 요청된다.

배심원의 평결이 권고적 효력을 가지는 만큼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하여 피고인을 무죄로 판단하는 이외에는 배심원의 결정을 존중하는 법원의 자세도 요구된다. 2008년부터 1단계 사법참여제도를 시행하면서 문제점은 신속히 보완개선하고, 5년 후 2단계의 기속적 효력을 가지는 참여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철저히 분석하고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 법률안의 국회통과로 사법개혁이 일부 이행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다만, 지적한 바와 같이 일부 미흡하거나 후퇴한 사항에 대하여는 계속적인 논의와 재개정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아울러, 법조인 양성제도의 개선을 위한 로스쿨 법안과 변호사자격시험법률안도 조속히 제정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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