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식투자, 지금해도 되나

  • 등록 2007.04.30 11: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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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하노이, 호찌민(베트남)= 정재형기자]아침 7시부터 거리가 활기를 띨 정도로 부지런하다. 수입의 20~30%를 자녀 교육에 투자한다. 문맹률 10% 미만, 양질의 저임금 노동력, 인구의 절반이 25세 이하인 젊은 나라. 2007년 베트남의 현주소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주재원들은 베트남이 과거 한국의 모습과 닮았다는 점을 자주 언급한다. 특히 중심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낮은 건물, 좁은 도로 등이 나타난다. 마치 30년전 한국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느낌이다.

이같은 모습 때문에 베트남이 한국의 발전상을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트남은 게다가 천연자원, 농작물까지 풍부하다. 외국 자본이 엄청나게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도 가입했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증시는 급락하고 있다. 베트남지수는 현재 900선 위에 머물며 연초대비 22.8% 상승한 상태지만 3월 고점 1171에 비해 21% 떨어졌다. 지난해 144% 폭등했던 '불타는 베트남'이 점점 식어가고 있는 걸까.

'베트남 경제가 지속성장이 가능한가' '베트남 주식 또는 펀드에 지금 투자해도 되나'.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과 여러 한국 주재원, 유학생 등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봤다.

결론은 "당분간 7~8%의 고속 성장은 무난하다"였다. 베트남이 동남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발돋움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베트남에서 10여년을 지낸 두산중공업의 류황하 하노이 사무소장은 "이 나라는 다른 더운 나라와 달리 거리에 비실대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며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이 있고 틀림없이 발전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 비관론 "경제성장과 주식투자는 별개"

하지만 비관론도 있다. 베트남의 경제가 앞으로 성장을 지속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주식, 부동산 등 투자대상으로 접근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브릿지증권 베트남 현지법인, 골든브릿지의 문구상 법인장은 "주식, 부동산 등이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시각이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주식의 경우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주식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80~100에 달하고 유통물량도 적다. 국영기업 민영화가 아직 지지부진해 국가가 기업 지분을 50% 정도 보유하고 있고 각 기업 이사들이 지분 경쟁을 하느라 실제 시장 유통물량은 전체 지분의 10~15%에 불과하다.

최근 과열 분위기도 문제다. 베트남 기업들은 은행에서 월 1.5%(연 18%) 금리에 돈을 빌려 장외시장과 부동산에 투자하기도 한다. 비나밀크는 상장이후 주가가 80배 폭등해 지난해 초까지 시가총액이 전체의 70%에 달하기도 했다.

정부의 증시 과열 억제책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 가시적인 조치가 시행되지 않고 있지만 연초부터 증시 투자자금에 대한 출처조사, 은행의 주식투자자금 대출 규제, 비상장주식 불법거래 조사 등이 발표됐다.

◇ 낙관론 "버블 후유증, 지금은 아니다"

베트남 주식 투자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는 쪽은 버블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지금 얘기하는 건 너무 이르다고 말한다.

김승환 한국투신운용 호찌민 사무소장은 "버블로 인한 후유증이나 위기는 모든 신흥시장에서 언젠가 올 수밖에 없다"며 "시점이 언제인지,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오히려 최근과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건전한 자정기능으로 본다. 정부의 증시과열 억제책에 대해서도 비정상적인 시장을 바로잡는 것이라는 평가다.

개인들이 베트남 주식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김 소장은 "분산투자,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며 "사실 베트남은 아직도 리스크가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더 기다린다고 해서 주가가 반토막 날 것도 아니니까 시기에 너무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 '국영기업이 민영화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가 관건

베트남 증시에서 향후 최대 변수는 국영기업 민영화다. 베트남은 주로 외국 자본의 기술과 자본에 의한 산업화를 추진 중이다. 정부는 국영기업을 구조조정한 후 정부 지분을 적당한 기업에 매각할 예정이다. 일정대로라면 오는 2010년까지 대부분 국영기업이 민영화된다.

베트남 중앙은행 산하의 베트남투자공사(SCIC)가 그 역할을 한다. SCIC는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매각제안을 하고 있다. 여러 나라의 자본들이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SCIC는 이들 국영기업이 자생력을 갖고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어떤 인수자가 적합한지를 따질 것으로 보인다.

민영화된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발전한다면 베트남 증시도 함께 동반상승 하겠지만 민간기업으로서 경쟁에서 도태된다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노이, 호찌민(베트남)= 정재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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