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외식업체의 반란

  • 등록 2007.04.26 16: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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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종구기자][2002년 이후 급성장..해외 유명 브랜드와 당당 경쟁]

연간 50조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한 국내 외식산업에서 순수 토종 브랜드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의 재벌이나 대기업들이 유명 해외브랜드를 들여와 손쉽게 시장을 장악한 것과 달리 토종 브랜드들은 독자적인 능력으로 이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맥도날드, KFC, 아웃백 등 해외 브랜드들은 여전히 절대강자. 그러나 토종 외식업체들중에도 가맹점 1000개가 넘는 거대 프랜차이즈업체가 등장하는가 하면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 당당한 대기업 반열에 오른 곳도 있다.

◆ 외식산업, 한해 시장 규모 50조원대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매출액은 2004년 48조원에 이르고 2005년엔 50조원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97년 30조원 규모의 시장에서 70% 가까이 커진 셈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아품을 겪었지만 이후 연평균 약 10%의 고속 성장을 해왔다.

소득이 늘고 외식이 잦은 문화가 형성된데다 맞벌이 증가와 주5일제 등의 생활패턴 변화는 외식산업 성장을 부채질했다.

외식산업 태동기인 80년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외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6%, 90년에도 6.5%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12.6%까지 늘어났다. 반대로 식료품 비중은 97년 28.7%에서 지난해 25.9%로 하락했다. 식사를 집이 아니라 밖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2년이후에는 웰빙바람을 앞세워 고급 패밀리레스토랑을 표방한 프랜차이즈 외식산업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당시 11조2000억원 수준이던 프랜차이즈 외식산업 매출액은 2005년 24조원으로 무려 115% 증가했다. 5만개이던 점포수도 14만개로 179% 가량 증가했고 종업원수도 39만명으로 67% 늘었다.

◆ 토종 브랜드의 급성장..시장 주도 움직임도

해외브랜드의 독무대였던 외식산업에서 토종 브랜드들이 힘을 내기 시작한 것도 2002년을 전후해서다.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며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하려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BBQ, BHC, 닭익는마을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제너시스는 대표적인 사례. 2003년 이미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05년엔 1323억원, 지난해 143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또 놀부보쌈으로 유명한 주식회사 놀부도 2005년 매출액 5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엔 730억원으로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밖에도 원할머니보쌈이 주력브랜드인 원앤원은 2005년 347억원, 지난해 4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쪼끼쪼끼를 앞세운 태창가족도 2005년 173억원의 매출을 낸 뒤 지난해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중 22억원과 19억원이 각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으로 남았다.

김상현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조류독감 여파로 제너시스의 매출이 일시적으로 부진했던 것 등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2002년 이후 급성장하고 있고, 부채비율이 낮고 차입금이 거의 없는데다 금융비용대비 영업현금 창출능력이 매우 우수하며, 현금흐름도 원활하게 유지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외식산업을 주도한 해외브랜드들은 희비가 엇갈리는 중. 맥도날드, KFC, 버거킹, 파파이스 등 미국 중심의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웰빙열풍이 악재로 작용, 2002년을 고비로 매출과 점포수가 매년 줄고 있다. 반면 90년대 중후반 이후 국내에 들어온 아웃백, TGIF, 빕스 등 패밀리 레스토랑은 매년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고급화된 소비자취향을 감안할 때 패밀리 레스토랑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패스트푸드업체들은 최근 구조조정을 일단락짓고 새로운 메뉴출시를 서두르고 있어 실적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 토종 외식업체..회사채 시장 데뷔할까

토종 외식업체들이 규모나 실적면에서 일정 궤도에 오르자 이를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곳들도 있다. 다름 아닌 회사채 시장과 신용평가사들이다.

신용평가사 입장에서는 평가대상 업체 감소로 수수료수익을 얻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환경에서 신규 고객이 생긴다는 측면에서 반가운 일. 회사채 시장도 A급 이상 채권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고 투기등급 시장은 거의 소멸되다시피 한 상황이라 비교적 수익률도 높고 투자위험도 크게 높지 않은 새로운 BBB급 업체를 기다리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 외식업체중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곳은 두산에서 물적분할 형태로 분사해 KFC, 버거킹 등 해외브랜드로 영업중인 에스알에스코리아 정도. 지난달 한신평에서 기업신용등급 BBB-를 받았고, 분사이전에 발행된 채권은 두산의 연대보증으로 BBB+로 유통되고 있다.

김상현 한신평 연구위원은 "해외 유명 브랜드를 도입한 경우는 이미 검증된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며 "토종 브랜드들은 상당수가 2000년대 프랜차이즈 붐을 타고 성장한 업체들로 브랜드관리 능력과 지속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광우병이나 조류독감 등의 발병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일정 수준의 다각화가 필요하다"며 "이런 사항이 선결되면 비록 재벌기업이나 여타 대기업에 비해 업력이 미약하지만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성공적으로 평가시장 혹은 회사채 시장에 도입할 수 있을 거승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종구기자 dark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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