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송기용기자][기관,주총 반대 증가 등 주주행동주의 강화-LG경제연구원]
"우리는 A씨를 임원으로 선임하는데 반대합니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기업 견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매매차익에 만족하던 기관이 임원선임과 보수한도 승인 등 기업경영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나섰다. 간접투자 확대로 기관의 영향력은 확대될수 밖에 없어 상장사들이 바짝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기관,증가하는 주주행동주의 = LG경제연구원은 26일 기관투자자가 상장사 주주총회 안건중 반대의사를 밝힌 건수가 2001년 불과 1건에서 2006년 24건, 2007년 55건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관이 반대한 안건은 임원선임 및 임원보수한도 승인 등 경영진과 관련된 핵심사항에 집중됐다.
LG경제연구원은 기관의 이같은 주주행동주의 양상이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전체 주식시장에서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2004년 114개사에서 2005년 178개사, 2006년 192개사로 꾸준히 늘고 있다. 소유자별 주식분포에서도 기관 비중은 2003년 17%에서 2005년에 20%로 확대됐다. 2005년말 현재 개인(18%)과 일반법인(18%) 비중을 앞섰고 외국인(40%)에 이어 2번째로 높다.
무엇보다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이다.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기준을 개정해 미국 연기금처럼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주요 목표로 책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자체적인 의결권 행사기준을 마련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주총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배지헌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명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FG)와 같은 생소한 기업지배구조펀드까지 등장해 기관의 주주행동주의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주주행동주의,장기영향은 불명확해 = 주주행동주의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기관투자자들은 대체로 목적하던 대로 기업지배구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미국의 대표적 연기금인 캘퍼스(CalPERS)에 따르면 1987~1988년에는 78개의 기업 중 7개(7%)의 기업만이 제안된 정책을 수용했으나 그 비율은 점점 높아져 1989~1993년 사이에는 36개 기업 중 26개 기업(72%)이 캘퍼스가 요구한 정책을 수용했다.
미국 교직원 퇴직연금기금인 TIAA-CREF도 1992~1996년 사이에 주주권을 행사했던 45개 기업 중 95% 이상이 주주의 요구를 수용했고 이 중 87%가 궁극적으로 TIAA-CREF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업지배구조를 변경했다.
LG경제연구원은 기관투자자의 주주행동주의가 기업가치에 미친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는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캘퍼스가 매입하면 주가가 상승한다는 '캘퍼스 효과'에 대한 검증연구에서도 캘퍼스의 지분매입이 단기적으로는 주가반응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영향이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따라서 기업과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기관투자자의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한국적 상황에 맞는 모델 정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 책임연구원은 "기관의 주주행동주의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나치게 경영에 간섭하면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바람직한 모델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기용기자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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