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종일기자][[직밴]18년 관록..삼성전기 록밴드 동호회 '허리케인']
허리케인은 북대서양 서부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일컫는다. 우리말로 싹쓸바람이다. 바다에서 산더미 같은 파도를 일으키고 육지에 오를 때에는 온갖 지형지물을 싹쓸이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삼성전기에도 허리케인이 있다. 18년 전통을 자랑하는 록밴드 동호회가 그것이다. '쎈' 이름을 가진 록밴드인 만큼 멤버들의 외모나 성격 역시 범상치 않을 것으로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이들의 연습장을 찾은 지난주 수요일 여지없이 무너졌다.
곱상하게 생긴 여섯명의 사내들이 수원사업장 한울림프라자에 있는 연습실에서 기타, 베이스 등 자신이 맡은 악기를 매만지고 있었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이곳에 모여 1~2시간 연습을 한다. 이날은 영국 록그룹 '뮤즈'의 '타임 이즈 런닝 아웃(Time is Running out)'을 연습하고 있었다.
연주를 부탁하자 경쾌한 기타소리와 생동감 넘치는 드럼비트가 울렸다. 보컬을 맡고 있는 김광근 주임(MLCC제조지원)의 목소리가 더해지자 힘이 느껴지는 록음악이 연습실 안을 가득 채웠다. 이들이 왜 밴드명을 허리케인으로 지었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
한창 연주를 하는 이들 뒤로 한쪽 벽면에 동호회 활동 이념을 적어놓은 액자가 눈에 들어왔다. '허리케인은 활동을 첫째 목표로 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아껴준다' '최고의 음질을 추구한다' '레벨의 적정화를 위해 노력한다' '활동을 통해 봉사의 전신을 키운다'. 1989년 허리케인이 처음 결성될 때 당시 멤버들이 만들어 걸어놓은 것이다. 다소 촌스러워보이는 글자체와 바탕 무늬가 세월을 짐작케 했다.
기타연주를 마친 리더인 이규선 주임(MD제조기술)는 "멤버들 모두 유달리 음악을 좋아한다"며 밴드 소개를 시작했다. 이 주임은 1995년 입사 후 허리케인에 첫발을 들였놓았지만 군입대로 인해 당시 활동기간이 길지 않았다. 그래서 제대 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이 허리케인 연습실이었다. 이런 열정 때문일까. 2002년부터는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보컬이자 팀의 막내인 김광근 주임도 음악에 대한 사람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동호회 활동 때문에 사귀는 여자랑 헤어졌습니다. 헤어지고 나서는 오히려 밴드 활동을 더 열심히 했습니다." 김 주임은 환한 미소로 음악에 대한 사랑을 늘어놓았다. 
이들의 이같은 열정은 선배들로부터 비롯됐다. 허리케인을 거쳐간 한 선배는 1991년 결성된 헤비메탈 밴드 '크래쉬'의 1기 멤버였다. 지금은 퇴사했지만 활동 당시 멤버들에게 다양한 기타 테크닉을 전수해 허리케인의 실력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 또 다른 선배는 퇴사 후 현재는 악기사를 운영하고 있다.
허리케인은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각종 사내에서 실력을 뽐낸다. 매년 5월 열리는 장미축제에서는 오프닝 공연을 통해 행사의 흥을 돋운다. 지난해 축제에서는 버즈의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를 사원들에게 들려줘 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플라워의 '애정표현', 그린데이의 '바스켓케이스(Basket Case)'를 맹연습중이다.
이밖에도 수원 시내에서 소아암 아동돕기 3차례 공연을 하는 등 봉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또 연말에는 사내에서 열리는 송년가요제에서도 실력을 뽐낸다. 지난해에는 과거 허리케인에서 활동했던 선배들이 허리케인 OB 밴드를 결성, 현재의 멤버들과 실력을 겨루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삼성계열사에 있는 12~13개 밴드들이 참여하는 합동공연은 허리케인이 가장 기다리는 무대다. 다른 밴드들과 그간 닦은 실력을 겨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보다는 모여서 즐기는 데 의미가 있다"고 조동수 주임(LCR 제조기술)은 말했지만 어느 밴드와 견줘도 뒤지지 않는 음악을 들여줘야 한다는 생각에는 모든 멤버들이 같은 생각이었다.
리더인 이규선 주임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이 주임은 주저없이 말했다. "허리케인은 18년 전통밖에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봉사활동도 더 열심히 하고 실력도 더 쌓아서 삼성전기와 함께 20년, 30년 쭉~ 함께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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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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