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동하기자][펀드수 세계최다, 규모는 美의 2.4%...'속 빈 강정']
'펀드 공화국' 대한민국. 한국이 올들어 세계 최다 펀드 보유국가로 우뚝섰다.
19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3일 현재 설정펀드의 수가 8753개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펀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펀드당 설정된 자산규모는 미국의 2.4%에 불과, 소규모의 비슷한 펀드상품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06년 말까지만 해도 한국의 설정펀드 수는 8030개로 미국의 8120개에 못미쳤다. 그러나 올해 2월 들어 미국을 앞지르면서 세계 최다 펀드국가로 올라섰다.
2월말 현재 한국의 설정펀드 수는 8621개로 미국의 8122개를 400개 앞질렀다. 13일 현재는 또 다시 132개가 늘어난 8753로 불어났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일본의 3배, 영국의 4배다.
그러나 지난해말 기준 한 펀드당 순자산규모는 미국의 2.44%, 영국의 7.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에 비해서도 한 펀드당 설정규모는 14.8%에 머물렀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 팀장은 이에대해 "테마성, 기획성 등 새로운 펀드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는 차별성이 없는데도 새로운 펀드인 것처럼 지나치게 마케팅측면이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막연히 새로운 펀드가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이용, 불필요하게 과다한 펀드들이 설정되고 있다"며 "이때문에 기존 펀드에 대해서는 소홀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양한 운용스타일을 제공하고 해외투자수요를 충족시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펀드 난립으로 정작 믿을 만한 펀드의 수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분석팀장은 "사모펀드도 늘어나고 있지만, 해외펀드의 급증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소규모 펀드를 통폐합한다고 하지만, 펀드 수의 급증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공공기관도 펀드 날림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노동부 등에서 사모펀드를 출시해 놓고 분기만에 다시 철수하는 등의 행태가 펀드 양산의 주범이라는 지적이다.
이에반해 한국의 펀드통계가 다른 나라와 달리 여러 비슷한 클래스 펀드들을 모두 하나씩의 펀드로 꼽은데다 사모펀드도 포함하고 있어 숫자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실제 클래스펀드가 활성화된 2003년 이전에도 6000~7000개의 펀드가 난립해 왔다. 아울러 1000~2000개 정도의 사모펀드 수를 제외해도 펀드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면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 비슷한 소규모의 펀드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게 사실"이라며 "다만 최근들어 관리가 되지 않는 펀드들을 통폐합하는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한투자신탁운용이 122개의 소규모펀드를 해지하는 등 업계의 통폐합 작업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세금문제와 수익자 권익보호 문제 등으로 전반적인 통폐합 작업은 난항이 예상된다.
박 팀장은 "통폐합 작업이 쉽지는 않겠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대형화를 추진하는게 사회전체적인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펀드의 전체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말 현재 2519억3000만달러로 전세계 14위다.
김동하기자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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