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 지목 변양호씨, "행정시스템을 뭘로 보나"

  • 등록 2006.11.29 19: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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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헐값 매각 과정에서 론스타펀드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29일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는 변씨가 론스타 헐값매각 의혹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오후 2시부터 4시간30분 동안 검찰과 변호인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특히 이번 영장에 추가된 혐의인, 변씨가 론스타 측 하종선 변호사로부터 3000만여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점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의 상반된 주장이 주를 이뤘다.

변씨의 혐의는 구체적으로 2003년 하씨로부터 자신의 동생이 대표로 있는 회사 투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고, 그 해 자신의 생일에 저녁 자리에서 400만원을 현찰로 건네받았으며, 차를 구입하면서 하씨의 도움으로 할인을 받았다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해 변씨는 동생에게 투자한 2000만원 가운데 1000만원은 자신의 돈이며, 나머지 1000만원은 자신이 모르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또 400만원을 받았다고 하는 날에는 변씨의 재경부 후배들이 함께 있어 돈을 주고받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변씨 측은 "차값 할인 받은 것까지 검찰이 들고 나오는 것을 보면 더이상 들춰낼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변씨의 아버지는 교수시고 시인이어서 원래 집이 돈이 많아 1~2억원 정도를 받을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변씨 측은 검찰의 '몸통' 규정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변씨의) 윗선에서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라는 지침을 내렸거나 방침을 미리 정했다는 물증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변씨 측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외환은행 매각은 재경부 금정국장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매각 진행 당시 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했다. 대주주적격 승인을 내준 것은 금감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변씨는 스스로도 공무원 생활에서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한 것을 가장 잘한 일로 꼽아 왔는데, 이제와서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 억울해 하고 있다"며 외환은행 매각은 합당한 판단이었음을 재판부에 호소했다.

또 "검찰은 윗선에 대한 처벌이 불가피하니까 피의자라도 구속해야 한다는 의도"라며 '희생양' 논리를 제시하고, "변씨는 지난 3일 보석으로 석방된 뒤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며 연일 이뤄진 검찰의 수사를 비판했다.

한편 이날 변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정에 들어가며 '세상을 바꾼 법정'이라는 책을 들고 가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최근 한겨레에 '수사 잘 받는 법'이라는 글을 기고해 논란이 됐던 금태섭 검사가 번역했다.

변씨는 "영장 심사가 끝난 뒤 발부까지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책을 소지한 이유를 설명하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변씨는 "검찰이 몸통으로 지목하고 있다"라는 기자들의 말에 "우리나라 행정 시스템을 뭘로 보나"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변씨에 대한 구속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가려진다.
양영권기자 ind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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