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나 공무원하면 여러분은 어떤 모습이 떠오르십니까. 대부분은 권위적이고 고압적이며, 지시가 몸에 밴, 그래서 규제에 이골이 난 사람들로 생각하시겠지요. 스위스국제경영개발원이 조사하는 정부서비스평가는 노동과 함께 매년 꼴찌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서울시가 공개한 무능공무원들의 백태를 보면 정말 세금내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실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정부기관이나 공무원들이라 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세금이 아깝지 않은 곳으로 119가 꼽히고 있는데 또 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통계청입니다. 요즘 통계청 사람들이 하는 일을 보면 세금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정부서비스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스컴을 통해서도 소개됐지만 통계청은 11일부터 ‘블루슈머 지리정보시스템GIS)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블루슈머는 블루오션(Blue Ocean)과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말로 통계청이 만든 새로운 말입니다. 블루오션은 새롭게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유망산업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바로 이런 시장을 창출하는 소비자가 바로 블루슈머입니다. 따라서 블루 슈머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겠습니까.
통계청이 시작한 블루슈머GIS서비스는 GIS데이터를 활용해 블루슈머가 밀집해 있는 지역을 찾아주는 것입니다. 이를 테면 서울 관악구는 20대 인구와 1인 가구가 가장 많아 아침식사와 관련된 사업을 하면 좋다고 합니다. 또 수원시나 성남시는 다른 지역으로 통학ㆍ통근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동시간을 이용해 휴대용게임기나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를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사업을 하면 유명하다는 식이지요.
통계청의 이런 사업이 가져오는 효과는 매우 큽니다. 이런 정보가 없으면 막연히 감(感)으로 사업을 하겠지만 정확한 정보가 있으니 그만큼 성공가능성은 높고 실패확률은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통계청은 작년 11월에는 350명의 기업인을 초청해 통계활용에 관한 국제포럼을 열어 국내외 유명기업의 성공적인 통계활용사례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통계가 복잡하고 머리 아픈 것이 아니라 잘 만 활용하면 기업활동과 창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활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 서비스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부 부처들이 통계청만큼만 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입니다. 당연히 규제공화국이라는 말도 사라지겠지요. 물론 정부의 각 부처들도 나름대로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통계자원을 경제활성화를 위해 적극 개발하고 제공하는 통계청의 노력을 다른 부처들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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