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상배기자]
지주회사 제도의 손자회사 요건이 SK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태원 SK㈜ 회장이 워커힐 지분을 SK네트웍스에 무상출연하는 것에도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사업관련성이 낮은 손자회사를 거느릴 수 없다.
사업관련성을 인정받으려면 △제품의 운송 또는 판매 △원자재 공급 △제품 연구·개발 등에서 서로 관련을 맺고 있어야 한다.
자회사와 손자회사 간에 이처럼 밀접한 관련이 없다면 손자회사를 두는 것이 불가능하다.
SK그룹의 경우 오는 7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이뤄지면 지주회사인 SK홀딩스(가칭)가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C SK해운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또 SK텔레콤은 SK텔링크 SK커뮤니케이션즈 SK와이번스 팍스넷 서울음반 등을, SKC는 SK텔레시스 SKC미디어 등을 손자회사로 두게 된다.
SK네트웍스의 경우 이미 MRO코리아를 지배하고 있고, 최 회장으로부터 워커힐 지분 40.7%까지 무상출연받고 나면 워커힐까지 손자회사로 두게 된다.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지주회사의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은 13일부터 상장사의 경우 종전 30%에서 20%로, 비상장사는 50%에서 40%로 낮아진다.
그러나 워커힐의 경우 SK네크웍스와의 사업관련성이 낮아 손자회사로 인정받기 어렵다. SK텔레콤 역시 프로야구단인 SK와이번스과의 사업관련성이 떨어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업관련성 요건을 충족하려면 상호 관련 매출액 비중 등에 비춰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한다"며 "SK네트웍스와 워커힐, SK텔레콤과 SK와이번스의 경우 사업관련성이 인정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다른 손자회사들에 대해서도 공정위에서 자회사와의 사업관련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주회사 제도에서 손자회사의 사업관련성 요건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이 내용이 빠져 있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제외된 때문이다. 현재 이 내용을 담은 정부의 개정안이 정무위에 계류된 상태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은 채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면 지주회사 요건 충족을 위해 SK네트웍스는 워커힐 지분을, SK텔레콤은 SK와이번스 지분을 각각 처분해야 한다. 이에 대한 유예기간은 현재 2년으로, 13일 개정안이 발효되면 불가필할 경우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경우 최 회장 입장에서도 굳이 SK네트웍스에 워커힐 지분을 넘겨줄 필요가 없는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SK그룹은 그동안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하면서 자회사 지분율 요건 완화와 손자회사 사업관련성 요건 폐지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지분율 요건은 이번 법 개정으로 이뤄졌지만, 손자회사 사업관련성 요건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상배기자 ppark@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