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그룹의 경영 필요에 따라 직원을 당사자 동의 없이 계열사로 전직시키는 것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이인복 부장판사)는 11일, S전자에서 일하다 S카드사로 전직한 뒤 퇴직한 이모씨 등 3명이 S카드를 상대로 "S전자 직원으로 계속 일했으면 더 받게 됐을 퇴직금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총 6215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 등은 자의가 아니라 그룹의 경영 필요에 따라 퇴직과 재입사라는 형식으로 다른 계열사로 옮긴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처럼 일부 사업부문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계열사로 이관돼 직원들이 퇴직하고 계열사로 신규 입사한 경우 기존 회사 퇴직은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근로자가 자의로 사직서를 내고 퇴직금을 지급 받았다면 근로의 단절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퇴직과 재입사가 회사의 일방적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면 근로자가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씨 등과 S전자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은 채 계속돼 S카드가 근로관계를 승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S카드는 이씨 등이 S전자에 입사한 때로부터 S카드에서 퇴직할 때까지의 기간을 통산해 계산한 퇴직금에서 실제로 지급받은 퇴직금을 뺀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초 S전자 신용판매사업부에서 근무했던 이씨 등은 1995년12월31일 퇴직해 이듬해 1월1일자로 계열사인 할부금융사에 입사했다. 이후 할부금융사는 S카드사에 합병했다.
당시 함께 회사를 옮긴 1500여명의 직원들은 '자유 의사에 따라 퇴직하며, 퇴직과 관련해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 퇴직금은 전출사에서 수령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이씨 등은 이를 작성하지 않았다.
양영권기자 ind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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